증권
신용대출 이자부담 1년새 30% 늘었네
입력 2018-10-04 17:33  | 수정 2018-10-04 23:23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중산층과 서민들이 생활자금으로 많이 활용하는 개인 신용대출 금리도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COFIX)와 금융채 단기물 금리가 시중금리 상승에 맞춰 뛰면서 높게는 1년 새 0.7%포인트 넘게 오른 것이다. 기본적으로 3년·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혼합형' 상품이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일반적으로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 상품인 만큼 앞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시중금리 추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 새로 대출을 받거나 만기 때 연장하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4일 매일경제가 은행연합회에 각 은행이 공시한 올해 9월 말 기준 일반 신용대출 금리(신용등급 1~2등급 기준)를 1년 전과 비교한 결과 주요 10대 은행 금리는 한 곳을 빼고 최소 0.11%포인트에서 최고 0.73%포인트 올랐다.
가장 많이 뛴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작년 9월 말 2.72%였던 대출금리가 올해 3.45%로 0.73%포인트 올라 금리 앞자리가 바뀌었다. 만약 이 은행에서 신용대출로 1억원을 빌릴 때 작년에는 총 271만9920원의 이자를 내면 됐지만 올해는 34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금액만 놓고 보면 1년 새 26.8%나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7월 출범할 때만 해도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무기로 내세웠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3.21%에서 3.62%로 올라 국민은행에 이어 상승폭(0.41%포인트)이 두 번째로 컸다. 한국씨티(4.62%)와 신한(4.12%)은행은 10개 은행 가운데 제일 높은 4%대 금리를 내걸었다. 그나마 이 중 최저금리인 3.22%를 매긴 우리은행도 이 기간 금리가 0.15%포인트 올라갔다. 유일하게 케이뱅크 금리만 1년 전보다 내렸지만 이미 지난해 금리가 4.78%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것이 4% 아래인 3.93%로 내려온 것이다.

제1금융권 주요 고객인 1~2등급뿐 아니라 그 미만 등급의 고객이 받아간 대출까지 모두 합하면 금리 수준은 확 올라가 최고금리가 연 6.69%에 달한다.
통상 1년 만기인 신용대출 금리는 3개월 혹은 6개월마다 바뀐다. 이 때문에 변동 주기에 맞는 단기 조달금리를 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한다. 대표적인 것이 코픽스로 금리가 바뀌는 달이 되면 그때의 코픽스를 적용한다. 코픽스는 예·적금 등 은행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한 모든 비용을 평균적으로 산출한 것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 9월 1.89%로 작년 8월 이후 12개월 연속 올라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역할을 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 역시 이날 기준 1.8992%로 1년 전 1.4882%보다 약 0.4%포인트나 올랐다. 최근 1년간 신용대출 금리 상승 폭은 같은 변동금리 방식 주택담보대출보다도 더 크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54%로 0.37%포인트 올랐다.
빠르게 뛰어오른 신용대출 금리는 당장 차주의 이자 부담을 높일 뿐 아니라 이달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정식 도입되면 차주 개개인에 대한 대출 가능 금액도 줄인다. DSR는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원금+이자) 상환액을 소득으로 나눈 비중이다. 상환액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원금을 10년에 걸쳐 나눠 갚는다고 가정하고 여기에 이자를 더해 계산한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그만큼 DSR 비중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중금리에 미치는 영향이 큰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에도 네 차례 오를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따라서 상승할 전망인 만큼 신용대출을 이미 받았다면 더 오른 금리를 적용받기 전에 대출을 조기 상환하고, 갱신할 때는 만기일시 상환식이 아닌 원금분할 상환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