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2금융권 중금리대출, 1일부터 빗장 풀려
입력 2018-09-30 17:12  | 수정 2018-09-30 18:51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이후 판매가 제한됐던 2금융권 중금리대출이 10월 1일부터 본격 재개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와 저축은행들이 중금리대출 상품을 속속 내놓기 시작했다. 중금리대출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뒤 고금리 대출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게 되는 '금리절벽'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상품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1월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2022년까지 7조원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10월부터 저축은행 등이 자체 개발한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란 가계대출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금융사들이 가계대출 규모를 전년 대비 일정 비율 이상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입지가 좁아지자 중금리대출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중금리대출 상품인 'KB국민 중금리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 금리는 연 5.9~19.9%다. 가중평균 금리는 연 16.5% 이하, 최고금리도 연 20% 미만으로 내렸다. KB국민카드 기존 대출 상품인 '이지론플러스'는 최고금리가 23.5%였는데, 이를 4%포인트 정도 낮추면서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앞다퉈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중금리대출 상품인 '올인원대출'을 내놨다. 올인원대출은 대출 금리가 연 4.7~19.7%로 최고금리가 20%를 밑돈다. 우리카드가 취급하던 기존 대출 상품은 최고금리가 23.9% 수준이었다.

최근 가계대출이 150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당국의 대출 규제 때문에 위축됐지만 서민 금리 부담을 줄여주자는 차원에서 일부 규제가 완화돼 연말부터 다시 중금리대출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와 삼성카드도 지난 7월부터 대출 상품 최고금리를 19.9%로 내린 중금리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저축은행업계도 중금리 손님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3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21개 저축은행이 총 40개 중금리 상품을 운용한다. 금융당국이 새롭게 제시한 기준에 따라 이들 상품은 △연 최고금리 20% 미만 △가중평균 금리 16.5% 이하 △신용등급 4등급 이하 고객 비중이 70%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는 범위에서 판매된다.
저축은행업계는 약 1년 반 동안 묶여 있던 중금리대출 수요에 기대를 모으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중금리'를 브랜드 이미지로 내세워 홍보 효과를 노리고 있다. 2016년 출시 후 판매액 4000억원을 돌파하며 이목을 끌었던 'SBI사이다'를 비롯해 'SBI중금리바빌론' 'U스마일DC론' 등의 상품군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OK저축은행도 지난 7월 출시한 중금리대출 'OK히어로'를 주력 상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대형 저축은행들은 중금리대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앞세워 예수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리 대출 여력을 만들어 놓고 중금리대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에서 유동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해 최대 연 3.1%를 제공했다. 유진저축은행은 첫 거래 고객에게 특별금리를 0.3%포인트 얹어줘 연 3.0%(1년 만기) 상품인 '유진 퍼스트유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 <용어 설명>
▷ 중금리대출 :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을 위한 최고금리 20% 미만 대출 상품.
[오찬종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