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모 직업·재산에 따른 자녀 학력 차이 10년 전보다 벌어져
입력 2018-09-30 15:53 

부모의 직업이나 소득이 자녀의 학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최근 10년새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천에서 용 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이른바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8 OECD 교육지표'를 분석한 결과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학력 차이가 2006년 조사 결과에 비해 더욱 벌어졌다고 밝혔다. 2015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를 토대로 부모의 직업과 자산 등 지위에 따른 학업성취도의 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사회경제적 균형 지표'를 국가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다.
한국의 2015년 사회경제적 균형 지표는 약 0.79로 나타났는데, 이는 사회경제적 지위 지표상 하위 25% 학생 그룹에서 기초학력 이상의 학업 성취도를 나타낸 학생의 비율이 상위 25% 학생 그룹보다 약 21%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표가 1에 가까울수록 양 그룹 간 비율이 균형을 이룬다는 뜻이다. 2006년도의 같은 조사에서 한국의 사회경제적 균형 지표는 0.89로 조사돼 하위 학생 그룹에서 기초학력 이상의 수준을 성취한 학생이 상위 학생 그룹보다 11% 적었다. 10년 만에 교육 형평성 지표가 한층 악화된 셈이다.
박 의원은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핀란드(0.92→0.81)에 이어 최근 10년 사이 교육 형평성이 가장 악화된 국가 중 하나로 나타났다"며 "더 이상 '줄 세우기' 위주의 교육보다는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과 교육 형평성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교육 형평성 악화가 사회 통합적인 측면뿐 아니라 인적 자본을 통한 국가 성장에도 매우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교육·입시 경쟁을 벌여야 하는 학생들이 동일한 출발선상에 놓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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