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30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70·사법연수원 2기)과 차한성(64·7기)·고영한(63·11기)·박병대(61·12기) 전 대법관의 차량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 착수한 이래 전직 사법부 최고위 인사들에 대한 강제수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의 차량과 박 전 대법관의 사무실, 고 전 대법관의 주거지, 차 전 대법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고 차량에 대해서만 발부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재임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이를 보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직 대법관들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2년 2월~2017년 2월 대법관이 맡는 법원행정처장을 연이어 맡았다. 차 전 대법관과 박 전 대법관은 박근혜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외압 행사에 관여한 의혹, 고 전 대법관은 현직 판사가 연루된 부산지역 건설업자 뇌물사건 재판에 관여한 의혹 등을 각각 받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과 전직 대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것은 검찰이 이번 수사를 시작한 지 석 달여 만에 처음이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 대해 여러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돼왔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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