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서울시가 최근 서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서울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용지와 개포동 재건마을에 1000가구 넘는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기로 밝힌 가운데 벌써부터 금수저 신혼부부를 위한 '울트라 로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은 신혼희망타운을 분양받으면 최소 5억원 이상의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당첨되지 못했거나 자격이 안 돼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일반인에게 과도한 박탈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시세차익 일부를 환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7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162 일대 옛 성동구치소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는 전용면적 59㎡ 기준 9억~14억원에 형성돼 있다. 2007년 입주한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는 최근 59㎡ 매물이 9억2000만원에 실거래됐고, 연말 입주를 앞둔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59㎡ 매물 대다수가 14억원 이상 가격에 올라와 있다.
이에 따라 옛 성동구치소 용지에 2021년 들어설 신혼희망타운 700가구의 분양가격(59㎡ 기준)은 시세 절반 수준으로 책정된다고 해도 5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옛 성동구치소 용지 소유권자이면서 개발과 분양까지 맡게 될 SH공사 관계자는 "옛 성동구치소 용지는 그린벨트 해제 택지에 비해 토지 원가 자체가 비싸다"면서 "최대한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분양가는 5억~6억원 이상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돈 없는 서민층 신혼부부에게 낮은 가격에 새집을 공급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가격이다.
강남구 개포동 1266 일대 재건마을에 들어설 신혼희망타운 340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개포동 인근 새 아파트 시세는 59㎡ 기준 15억~20억원에 형성돼 있다. 올해 상반기 관리처분인가를 획득해 재건축이 확정된 개포주공1단지는 59㎡ 매물이 최근 2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아직 재건축 추진 초기 단계인 개포주공5단지는 59㎡ 매물이 최근 15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격이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된다고 해도 8억~10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예상 분양가격이 최소 5억원이 넘는 강남권 신혼희망타운은 현실적으로 부모 도움 없이는 당첨이 돼도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신혼희망타운 분양 신청 기준은 순자산 2억5000만원 이하, 외벌이 기준 월소득 600만원(도시근로자 3인 이하 월평균 소득의 120%), 맞벌이 기준 월소득 650만원(도시근로자 3인 이하 월평균 소득 130%) 이하다. 소득이 낮고 자녀가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지는 구조다. 옛 성동구치소 용지나 개포 재건마을은 신혼부부가 월소득의 절반에 가깝게 연간 3000만원씩 저축한다고 해도 20~30년은 모아야 분양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신혼희망타운 공급 대책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신혼부부를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주택가액의 70% 이내 범위에서 최대 4억원까지 1.3% 낮은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모기지를 이용하는 신혼부부는 이용 기간과 자녀 수에 따라 대출 상환 시 시세차익의 최고 50%를 기금과 공유해야 한다. 다만 모기지 이용은 선택 사항일 뿐이어서 이를 이용하지 않고 부모의 도움으로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신혼부부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그대로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거액 자산가 부모를 두고 본인 소득은 어정쩡한 이른바 '금수저 신혼부부'를 위한 로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9·21 공급 대책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9개 신규 택지에도 2023년 이후 총 4300가구 규모 신혼희망타운을 추가 공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금수저 로또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양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지 않았고 최종 결정은 SH공사가 할 것"이라며 "시세차익 환수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7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 162 일대 옛 성동구치소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는 전용면적 59㎡ 기준 9억~14억원에 형성돼 있다. 2007년 입주한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는 최근 59㎡ 매물이 9억2000만원에 실거래됐고, 연말 입주를 앞둔 가락동 헬리오시티는 59㎡ 매물 대다수가 14억원 이상 가격에 올라와 있다.
이에 따라 옛 성동구치소 용지에 2021년 들어설 신혼희망타운 700가구의 분양가격(59㎡ 기준)은 시세 절반 수준으로 책정된다고 해도 5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옛 성동구치소 용지 소유권자이면서 개발과 분양까지 맡게 될 SH공사 관계자는 "옛 성동구치소 용지는 그린벨트 해제 택지에 비해 토지 원가 자체가 비싸다"면서 "최대한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분양가는 5억~6억원 이상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목돈 없는 서민층 신혼부부에게 낮은 가격에 새집을 공급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있는 가격이다.
강남구 개포동 1266 일대 재건마을에 들어설 신혼희망타운 340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개포동 인근 새 아파트 시세는 59㎡ 기준 15억~20억원에 형성돼 있다. 올해 상반기 관리처분인가를 획득해 재건축이 확정된 개포주공1단지는 59㎡ 매물이 최근 2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아직 재건축 추진 초기 단계인 개포주공5단지는 59㎡ 매물이 최근 15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격이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된다고 해도 8억~10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예상 분양가격이 최소 5억원이 넘는 강남권 신혼희망타운은 현실적으로 부모 도움 없이는 당첨이 돼도 자금 마련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신혼희망타운 분양 신청 기준은 순자산 2억5000만원 이하, 외벌이 기준 월소득 600만원(도시근로자 3인 이하 월평균 소득의 120%), 맞벌이 기준 월소득 650만원(도시근로자 3인 이하 월평균 소득 130%) 이하다. 소득이 낮고 자녀가 많을수록 가점이 높아지는 구조다. 옛 성동구치소 용지나 개포 재건마을은 신혼부부가 월소득의 절반에 가깝게 연간 3000만원씩 저축한다고 해도 20~30년은 모아야 분양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거액 자산가 부모를 두고 본인 소득은 어정쩡한 이른바 '금수저 신혼부부'를 위한 로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9·21 공급 대책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9개 신규 택지에도 2023년 이후 총 4300가구 규모 신혼희망타운을 추가 공급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금수저 로또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양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지 않았고 최종 결정은 SH공사가 할 것"이라며 "시세차익 환수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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