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7조 이상無"
입력 2018-09-20 17:35  | 수정 2018-09-21 07:04
삼성전자 주가가 반도체 경기 고점 논란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최소 17조원 이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실현된다면 사상 최대 분기 이익이다. D램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출하량 증가가 영업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데다 그동안 주가를 억눌러왔던 악재가 거의 모두 반영돼 삼성전자 주가는 확연한 저평가 상태라는 진단이다.
20일 증권사 7곳은 3분기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매출 65조1800억원, 영업이익 17조1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1%,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 늘어난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나게 된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4조8690억원까지 떨어진 가운데 반도체사업부의 선전으로 실적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보름 앞두고 기업 탐방을 마친 후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 17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리서치센터장에게 보고했다.
증권사별로는 IBK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1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제시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컨센서스를 다소 하회하는 17조원으로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각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부문별 영업이익을 반도체 부문 13조4000억~13억8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 7000억~1조1000억원, 무선사업부 2조2000억~2조3000억원, 가전사업부 4000억~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사업부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이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2분기에 있었던 18나노 초기 불량 이슈가 해결됐고 평택 공장의 출하량이 증가했다.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1% 변동할 것으로 보이고 낸드플래시 가격은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비용구조 개선으로 D램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사업부는 애플에 납품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이 7000억원까지 올라 1400억원에 그쳤던 지난 2분기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사업부는 최근 퀀텀닷(QLED) TV 판매가 늘어나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원가는 하락해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11% 늘어난 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분기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무선사업부다. 신규 출시한 갤럭시노트9 판매량이 기존 예상대로 50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2분기 때 있었던 애플과의 소송 관련 충당금 환입 효과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 분기와 비슷하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는 애널리스트들 의견이 일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하반기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에 20일 종가는 2만7250원 수준으로 연초 대비 8% 떨어졌다. 주가수익비율(PER)이 6배로 해외 정보기술(IT) 회사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춘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실적 전망치 하향 가능성은 지난달부터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며 "저평가 상태인 만큼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났는데 주가는 10% 하락했다"며 "반대로 애플이 같은 기간 이익이 16%만 증가했는데 주가는 29% 오른 것은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4분기에도 반도체사업부 실적은 3분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여서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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