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바람의 아들` 르반떼, SUV의 계절 가을엔 `추풍은 순풍`
입력 2018-09-17 15:59 
[사진제공 = FMK]

가을은 SUV의 계절이다. SUV는 사시사철 인기가 높지만 가을에 더 인기를 끈다. 전천후 주행성능과 세단보다 넉넉한 적재공간을 갖춰 가을에 레저·나들이용으로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가을이 제철인 셈이다.
여기에 일을 위해 가정을 포기하는 것을 당연시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이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워라밸(Work-And-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가을철 SUV 판매에 영향을 준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운전을 책임지는 가부장 중심으로 차를 선택하지 않고, 가족 중심으로 차를 구매한다. 당연히 장소나 목적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SUV에 주목한다.
자동차 회사들도 이에 평소에는 정숙하고 세련된 출퇴근용이나 비즈니스용으로 사용하다가, 주말이나 휴가 기간에는 어린이는 물론 노부모까지 모두 태우고 온로드와 오프로드에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SUV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시장 규모도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SUV 시장은 2010~2016년 연평균 17.7% 성장했다. 국내 SUV 시장도 2011년 20만대 수준에서 매년 16% 성장했다. 내수 점유율은 2012년에 20%를 넘어선 뒤 2016년에는 30%를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35%까지 늘었다.
SUV가 대세가 되자 '낮은 차'를 고수하던 럭셔리 브랜드들도 SUV 대세에 합류했다. 슈퍼카 브랜드 중 SUV로 재미를 보고 있는 대표 브랜드는 이탈리아 하이 퍼포먼스 럭셔리 브랜드인 마세라티다. 국내 판매 가격은 1억2440만원~1억6590만원으로 슈퍼카 브랜드가 내놓은 SUV로서는 저렴(?)한 편이다. 마세라티는 지난 2016년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브랜드 첫 SUV인 르반떼를 내놨다. 차명은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의미다.
르반떼는 같은 해 11월부터 국내 판매에 들어갔다. 르반떼는 마세라티 모델 중 가장 뒤늦게 출시됐지만 1년 만에 기존 효자였던 기블리를 제치고 새로운 효자가 됐다. 마세라티 전체 판매대수 10대 중 4대가 르반떼다.
올들어서도 8월까지 492대가 팔렸다. 마세라티 전체 판매대수는 1128대다. 르반떼 점유율이 43.6%에 달한다. 같은 기간 기블리 판매대수는 393대다.
마세라티를 국내 판매하는 FMK는 SUV 계절인 가을에는 르반떼 판매대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4륜구동으로 겨울에도 강해 '겨울강차'로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
FMK는 대중화 길을 걷고 있는 수입 SUV들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르반떼의 특별함을 알리고 럭셔리 브랜드로서 차별성을 전달하기 위해 '왓츠 유어 넥스트(What's Your Next)' 캠페인'도 전개한다.
[사진제공 = FMK]
현재 국내 판매되는 르반떼(1억2440만원~1억6590만원)는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 뒷좌석에 3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 적개 공간은 580ℓ로 여행용 캐리어와 바캉스 용품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텐트, 그릴, 의자, 탁자, 매트 등 부피가 큰 캠핑 용품도 넣을 수 있다. 레저의 계절 가을에 어울리는 능력을 갖췄다.
르반떼는 차체가 낮아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앉는 가족에게 불친절한 슈퍼카, 차체가 높아 어린아이나 치마 입은 여성이 올라타기 어려운 SUV와 달리 가족에게 자상하다. 키가 작은 아이나 치마를 입은 여성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게 도와주는 에어서스펜션 덕분이다. 주차 때나 스포츠 주행 때 차고가 낮아지는 에어서스펜션은 지상고가 최대 8.5cm까지 조절된다.
가을 여행 기분을 띄워주는 음악도 럭셔리하게 즐길 수 있다. 1280W 앰프와 17개 스피커로 구성된 바우어앤드윌킨스(B&W)는 우렁차고 깨끗한 음질로 르반떼를 '달리는 콘서트홀'로 바꿔놓는다.
기본 장착된 4륜구동 시스템인 Q4와 동급 SUV 중 유일하게 채택한 기계식 차동제한 장치는 울퉁불퉁한 오프로드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르반떼는 SUV답게 실용성을 추구했지만 럭셔리 매력을 훼손시키지 않았다. 외모는 그리스·로마 조각품을 연상시킨다. 이목구비가 뚜렷하면서도 우아하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매섭다. 눈(헤드램프)과 입(라디에이터그릴)은 이빨을 드러낸 채 으르렁거리며 먹이를 노려보는 맹수를 닮았다.
차체 옆에서 벨트라인 위만 본다면 영락없이 "낮아서 제 맛"인 마세라티의 고성능 슈퍼카다. 매끄러우면서도 우아한 자태다. 질주하고 싶어 안달 난 듯하다. 뒷모습은 슈퍼카 그란투리스모와 비슷하다. 리어램프는 그란투리스모처럼 역삼각형이지만 더 날렵하다.
르반떼 그란루소 실내는 품격이 넘친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명품 손목시계를 닮은 아날로그시계가 자리 잡았다. 기존보다 커진 8.4인치 모니터는 보기에도 시원하다. 내비게이션, 온도조절 등 차량 기능을 터치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첨단 디지털 시스템과 아날로그의 조합이 잘 어울린다. 팔걸이 수납함은 보기보다 넉넉하다. 깊이가 깊어 작은 핸드백은 충분히 넣을 수 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최고급 원단도 시트 중심, 천정, 도어 트림 등 곳곳에 사용했다. '2017 워즈오토 베스트 10 인테리어' 부분에서 상을 받은 게 우연은 아니다.
[사진제공 = FMK]
성능은 슈퍼카다. 시승차는 3.0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430마력, 최대토크는 59.1kg.m, 최고속도는 264km/h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노멀, M(수동), I.C.E, 스포츠 4가지 주행모드 중 스포츠를 선택했다. '오페라의 신'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반한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이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포효하며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포효 소리에 걸 맞는 신들린 퍼포먼스도 발휘한다. 2톤이 넘는 거구가 괴력을 발산하며 거침없이 질주한다. 발진가속도(시속 0→100km 도달시간)는 5.2초다. 기블리 3.0 가솔린 모델의 5.6초보다 빠르다.
페라리 마나렐로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만든 가솔린 엔진은 고압 직분사 시스템과 2개의 터보차저를 갖춰 반응이 빠르고 효율적이다. 2018년식 르반떼부터 장착된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EPS)은 스포츠 주행 때 날카로운 핸들링을 선사한다.
가족과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I.C.E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I.C.E는 'Increased Control and Efficiency'의 약자다. 차량 반응을 노멀 모드보다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연료 소모와 소음을 줄여주는 기능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격렬했지만 I.C.E 모드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숙해졌다. 가족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
세단 수준은 아니었지만 소음·진동도 잘 억제했다. 깔끔하게 세울 정도로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스러웠다. 4륜구동 시스템 Q4도 차량 안정성에 한몫했다.
르반떼 차명은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뜻이다. 차명처럼 기분 좋은 가을바람을 만끽하기 좋은 다재다능한 SUV다. 르반떼에 '추풍은 순풍'이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