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디캠프에 16개국 정부 관계자가 모인 까닭은
입력 2018-09-17 10:29  | 수정 2018-09-20 09:11
지난 14일 서울 디캠프에서 16개국의 주한 대사관 및 투자청 관계자가 참석해 각국의 스타트업 현황과 지원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 제공 = 디캠프]

국내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는 지난 14일 스타트업 정책과 지원을 담당하는 주한 대사관 및 투자청으로부터 각국의 창업 생태계 현황과 지원 정책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엔 오스트리아 대사관 무역대표부, 주한 프랑스대사관, 이스라엘 경제무역대표부 등 16개국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각국 관계자들은 전 세계에서 창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한 영국대사관 국제통상부의 이온누리 투자 매니저는 이날 발표에서 "영국에서는 하루에 평균 2000곳이 넘는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 덴마크 대사관 혁신센터의 맹준희 매니저는 "덴마크는 스타트업이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했다. 신흥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 다수 존재하는 선진국의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국 정부 관계자들은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가 고용정보원 등과 벤처투자 기업의 고용 효과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 2649곳에서 약 11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특히 지난해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의 고용증가율이 중소기업보다 약 5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은 발표에서 "기존 기업과 산업이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스타트업이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각기 다른 각국의 창업 생태계 특성도 설명했다. 이온누리 투자 매니저는 영국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최대 벤처캐피털(VC) 10곳 중 7곳이 런던에 있다"며 "자금 조달도 용이하다"고 했다. 홍콩은 세제 혜택이 많다는 점이 강조됐다. 홍콩의 법인세율은 16.5%다. 지난해엔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과세표준 200만 홍콩달러 이하에 대해서는 8.25%로 낮춰 적용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홍콩투자청의 서영호 한국대표는 "홍콩에서 연구개발(R&D)을 하면 개발 비용의 50%를 지원해주는 정책도 있다"며 "주변국에 비해 세제와 비용 측면에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경제무역대표부의 야니브 골드버그 대표는 "이스라엘에서는 매년 창업하는 1000여 곳의 스타트업 중 600여 곳만 생존하지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외국 스타트업에 대한 각국의 지원 프로그램도 소개됐다. 최근 많은 국가가 자국 경제를 발전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추세다. 호주대사관 무역투자부는 내달 12일 서울에서 스타트업 경쟁 행사 '스타트콘(Startcon)'의 지역 예선을 개최한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호주로 초청돼 100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전 세계 스타트업과 경쟁력을 겨루게 된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외국 스타트업이 오스트리아에서 2주간 컨설팅을 받으며 사업 기회 등을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고오스트리아(go Austria)'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가을 프로그램은 이미 신청이 마감돼 17일 ~ 내달 3일 진행된다. 영국 정부는 외국 스타트업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한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이온누리 투자 매니저는 "영국에 본사를 이전하면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을 확률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영국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게 돕고 있다"며 국내 스타트업의 참여를 촉구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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