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5G를 활용한 '킬러 콘텐츠'를 찾는 데 분주하다.
초연결·초고속·초저지연으로 대표되는 5G의 특성상 대용량 초고속 통신에 적합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현재 이통 3사는 게임과 스포츠를 공략하며 5G 시대 콘텐츠 경쟁에 들어섰다.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이용한 실감형 미디어가 5G 시대의 킬러 콘텐츠로 꼽힌다. KT는 전일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아메리카 2018'에서 추억의 오락실게임 '메탈슬러그'를 VR 버전으로 제작한 '월드워 툰즈:메탈슬러그 VR(이하 메탈슬러그VR)'의 데모버젼을 공개했다. 앞서 KT는 드래곤플라이와 협업해 1인칭 슈팅게임(FPS) '스페셜포스'도 VR버전으로 만든 바 있다. 넥슨과는 인기 게임 '카트라이더'를 활용한 VR 게임을 개발 중으로 앞으로도 유명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VR 게임을 계속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게임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세계 게임시장은 2017년 기준 1217억달러(한화 약 136조원)에서 2021년 1802억달러(20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서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는 하루 평균 90분 이상 플레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들이 5G 시대에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게임 콘텐츠를 선점해 고객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SK텔레콤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VR·AR 콘텐츠를 내놨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일산 킨텍스에서 '5GX 게임 페스티벌'을 열고 FPS게임 배틀그라운드 공개 오디션장의 열기를 5G로 연결된 360도 VR기기를 통해 중계했다. 또한 올해 2월에 이미 미디어 플랫폼 서비스 '옥수수(oksusu)'와 소셜 커뮤니티기능을 결합한 '옥수수 소셜 VR'을 공개하기도 했다. 옥수수 소셜VR는 VR 기기를 쓰고 가상공간에서 아바타(3D 캐릭터)를 이용해 다른 참여자와 동일한 동영상 콘텐츠를 보며 대화하는 미래형 실감 미디어 서비스다. 지난달 치러진 게임페스티벌에서 SK텔레콤은 옥수수 소셜VR 체험존을 운영해 가족·친구와 함께 가상의 공간에서 만나 함께 e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KT와 SK텔레콤이 게임 콘텐츠에 집중했다면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5G특성을 이용한 스포츠 중계에 초점을 맞췄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프로야구 시즌에 맞춰 'U+프로야구'를 출시한 바 있다. U+프로야구 앱을 통해서 좋아하는 선수나 특정 장면만 골라볼 수 있기 때문에 야구 마니아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4월에는 'U+ 골프'도 출시하며 LG유플러스는 골라보는 스포츠 중계 시대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U+데이터와 그래픽을 활용한 프로야구 'AR입체중계'를 공개했다. AR입체중계는 기존 프로야구 중계방송과는 달리 경기 중 실시간으로 그래픽과 데이터를 결합해 화면에 띄워줘 야구 중계를 보면서 즉시 경기 정보를 한 화면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프로야구 한 경기 시청에는 평균 3GB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5G 시대가 되면 고용량 실감형 중계가 자리 잡으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스포츠 중계에 그치지 않고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VR을 활용한 e-스포츠 중계도 추진하며 5G 시대 핵심 먹거리를 모색 중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 3사들이 5G 상용화를 앞두고 VR·AR 사업과, 게임·스포츠를 강화해 액티비티에 결합하고 있다"며 "통신사 자체 콘텐츠 외에 게임·커뮤니티 등 외부 콘텐츠 업체와 협력해 제로레이팅 서비스 제공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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