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대한민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지하철 1호선'이 가치를 입증했다.
'지하철 1호선'은 연변에서 온 여성 '선녀'를 통해 실직 가장, 가출 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그려낸 작품으로 IMF 시절 한국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2008년 숭례문 화재사건 이후 김민기 대표가 21세기 한국을 담을 새로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4000회를 끝으로 공연을 멈추었으나 원작 극장인 그립스 극단에 초청을 받아 2019년 독일 공연을 앞두고 10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대표가 독일의 원작을 번안해 한국의 상황에 꼭 맞게 재구성했다. '지하철 1호선'은 IMF 시절 어두운 사회상을 걸레, 안경, 불량학생, 제비 등 여러 캐릭터를 통해 때로는 밝고 유쾌하게, 때로는 어둡지만 진지하게 표현했다. 특히 소극장 뮤지컬임에도 5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에 맞춰 연기해 배우들의 연기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또 1990년대뿐만 아니라 현재 지하철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지하철 1호선'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 '지하철 1호선'은 설경구, 김윤석, 장현성, 황정민, 조승우 등 학전의 독수리 오형제라고 불리는 유명 스타들을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11명의 배우가 97개의 배역을 소화하며 일주일에 5일씩 무대에 서는 것과 학전 김민기 대표가 직접 캐스팅해 가르친 배우들이라는 것, 두 가지만 보더라도 출연진의 실력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588에서 몸을 파는 걸레 역을 맡은 제은빈은 2016년 뮤지컬 '프리즌'으로 데뷔해 2017년 다시 무대에 오른 '프리즌'에서 교도관과 웨이터 역을 맡은 것 이외에는 작품에 참여하지 않은 신인이다. 그러나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흡입력 있는 연기력으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며 새로운 뮤지컬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또한 지난 2011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을 통해 데뷔한 손진영 역시 지하철서 노속하는 거지 땅쇠역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한편,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지난 8일 막을 올렸으며 12월 30일까지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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