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저축은행, 금리 압박에 '저신용자' 대출 줄여…사금융으로 몰아내나
입력 2018-09-17 08:45  | 수정 2018-09-24 09:05
법정 최고금리를 내린 이후 저축은행에서 저신용자 대출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저축은행이 금리 인하 압박에 '금리 조정'을 넘어 '고객 조정'으로 대응하면서 저신용자들이 사금융으로 탈락할 수 있다는 부작용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17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국내 모든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총 10조4천908억원이었습니다.

가계신용대출 잔액이란 은행권의 가계대출에 제2금융권 가계대출, 판매신용(할부금융과 신용카드 사용액)을 합친 것입니다.

이 가운데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최근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저신용으로 분류되는 7∼10등급·무등급 차주가 빌린 돈은 2조5천841억원으로 24.6%를 차지했습니다.

4∼6등급인 중신용 차주 대출은 65.3%(6조8천557억원), 1∼3등급 고신용 차주 대출 잔액은 10.0%(1조510억원)였습니다.

2016년 말 저신용 대출 비중은 30.1%였으나 지난해 6월 27.6%, 12월 말 26.1%, 올해 4월 말 24.6%까지 내려왔습니다.

1년4개월 사이에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전체 잔액은 16.6% 증가했지만, 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4.7% 줄어들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5%포인트 작아졌습니다.

한편 저축은행들은 4~6등급을 대상의 중신용 대출 비중은 늘렸습니다.

2016년 말 중신용 대출 비중은 60.4%(5조4천360억원)이었으나 올해 4월 말 65.3%(6조8천557억원)로 비중은 4.9%포인트, 규모는 1조4천200억원가량 늘었습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6년 법정 최고금리를 연 34.9%에서 연 27.9%로 7%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24%로 3.9%포인트 더 내린 바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저축은행은 가계신용대출 금리를 줄줄이 내렸습니다.

작년 한 해 저축은행의 신규취급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21.97%였지만 최고금리 인하 후인 올해 3∼5월 평균금리는 연 19.78%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는 것뿐 아니라 저신용 대출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금융권에서 저신용자가 퇴출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은 높은 금리를 매기는 것으로 저신용자의 연체 위험을 감당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추진 중인 '저축은행 여신거래 기본약관' 개정에도 저축은행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약관 개정 이후 대출부터는 법정 최고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에 자동으로 인하된 최고금리가 적용되도록 할 방침입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차주에게 받을 수 있는 금리가 정책에 따라 바뀐다면 금융사로서는 큰 불확실성이 생긴다"며 "위험 관리를 해야 하니 저신용자 대출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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