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슈퍼 태풍 '망쿳' 필리핀·홍콩 강타…마카오 사상 처음 카지노 전면 폐장
입력 2018-09-17 07:19  | 수정 2018-09-24 08:05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한 슈퍼 태풍 '망쿳'의 직격탄을 맞은 필리핀에서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당국이 초기에 집계한 사망자는 20여 명에 불과했지만, 태풍이 물러난 뒤 알려지지 않았던 피해 상황이 속속 전파되면서 사상자 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항공편 운항이 전면 중단돼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의 발이 묶였고, 세계 최대 도박 도시 마카오는 사상 처음으로 카지노를 전면 폐장했습니다.

중국 남부에서는 태풍의 진행 경로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 2곳에 초비상이 걸렸고, 2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피했습니다.


어제(16일) 필리핀 현지 방송인 ABS-CBN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에서 200㎞ 떨어진 벵게트 주(州) 이토겐에서 그저께(15일) 태풍 망쿳의 영향으로 산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산사태 당시 흘러내린 토사와 암석 등이 광부 합숙소를 덮치면서 지금까지 3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40여 명이 매몰돼 실종상태입니다.

빅토리오 팔랑단 시장은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흙과 돌무더기가 광부 합숙소를 덮쳤다. 매몰된 광부 수가 40∼50명을 넘을 수도 있다"며 "이곳에서만 사망자 수가 100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필리핀 재난 당국은 다른 지역의 산사태 등으로 최소 29명이 죽고 13명이 실종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망 및 실종자 중에는 미성년자와 아기도 포함돼 있다고 필리핀 당국이 밝혔습니다.

재난 당국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섬과 저지대 주민 27만명이 피해를 봤고, 전력 공급선 등이 파손되면서 440만명이 거주하는 8개 주에 정전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또 필리핀의 주요 벼농사 지대인 루손섬의 논도 수확을 불과 한 달 남겨두고 흙탕물에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루손섬 주민인 사킹 씨는 AFP통신에 "세상의 종말을 느꼈다. 이번 태풍은 라윈보다도 강력했다.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태풍의 위력을 설명했습니다.

라윈은 2016년 필리핀에 상륙해 19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엄청난 피해를 냈던 초강력 태풍입니다.



중화권의 피해 또한 급속히 불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중앙(CC)방송에 따르면 어제(16일) 오후 8시 기준 광둥(廣東)성에 태풍으로 인해 2명이 사망했고 마카오는 오후 7시 기준 15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태풍 망쿳은 필리핀을 지나 어제(16일) 오전 8시 홍콩 동남쪽 220㎞ 해상에 도달했으며, 오후 5시쯤 광둥성 내륙에 상륙했습니다.

태풍 망쿳이 동반한 돌풍의 최고 시속은 필리핀을 강타할 당시의 305㎞보다는 낮아져 시속 185㎞로 떨어졌으나, 홍콩 정부는 '시그널 10'의 경보를 발령하고 시 전역에 비상태세를 유지했습니다.

지하철 지상 구간과 버스 등은 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며, 시내 대부분의 점포와 사업장도 문을 닫았습니다. 일부 저지대는 폭우로 침수됐으나, 어제(16일) 저녁까지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침수 등으로 인해 대피한 홍콩 주민의 수는 1천200여 명에 달합니다.

다만 강풍으로 인해 시내 곳곳의 아파트와 상가 유리창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거센 바람을 견디다 못해 200그루 가까운 가로수가 쓰러져 21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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