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의 스페인어 통용지역에서 한 패스트푸드점 직원이 영어를 쓰는 미국 흑인여성의 주문을 퇴짜놓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16일 마이애미헤럴드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리아 몽고메리라는 여성 손님은 지난 12일 저녁(현지시간) 마이애미 하이얼리어에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형태의 타코벨(TacoBell)에 들러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루이사'라는 이름의 점원은 "직원 중에 아무도 영어를 쓰는 사람이 없다"며 주문받기를 거부했습니다.
몽고메리는 "여기는 미국이 아니냐"라며 반복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냥 음식 메뉴 옆에 있는 번호로 주문만 넣으면 되지 않으냐"고 말해도 막무가내였습니다.
루이사는 되레 "여긴 하이얼리어입니다"라며 매장에서 떠나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하이얼리어 주민의 94%가 히스패닉계이고 이들의 90%는 스페인어를 제1, 또는 제2언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몽고메리가 지배인을 불러달라고 하자 루이사는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지금 집에서 자고 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몽고메리는 결국 지배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상황을 설명했으나, 사과와 함께 고맙다는 짤막한 말을 한 뒤 전화가 끊겼다고 합니다.
몽고메리는 승강이를 벌이는 장면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비난했고, 동영상은 1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점원은 지배인의 이름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았고, 실제로 지배인은 그날 근무 중이었다"며 "내가 한 말을 다 알아듣고서도 주문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마이애미의 한 방송사는 매장을 찾아 점원들과 영어로 인터뷰하면서 영어로 주문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자, 직원이 가능하다는 말을 하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미국 기업인 타코벨의 직원은 법적으로 영어를 써야 하는데 황당무계하다", "점원들을 당장 해고시켜라"라는 등 타코벨을 질타하는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타코벨측은 설명을 통해 고객의 경험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 그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한 현지 언론의 확인 결과 루이사라는 직원은 논란이 불거진 뒤 그 매장에서 더는 일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