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건당국, 메르스환자 2차 감염 현재 없으나 집중 관리 중
입력 2018-09-10 14:23 
10일 오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격리 치료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 방문 후 메르스 확진 판정받아 서울대병원에서 격리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 A(61)씨의 상태는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다. 메르스 증상이 심해지면 나타나는 혈압 저하나 호흡곤란 역시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료진은 메르스 환자의 증상이 변할 수 있기에 1∼2주 더 지켜보고 호전되기 전까지는 격리치료를 계속하며 주의를 기울일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이처럼 메르스 환자를 외부와 완전히 차단해 더는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물론, 환자와 접촉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우려가 있는 밀접접촉자에 대해서도 신속한 격리조치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확진자의 입국 이후 이동 경로와 접촉자 조사를 통해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확진자 좌석 앞뒤 3열) 9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가족 1명,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리무진 택시 기사 1명, 메르스 환자의 휠체어를 밀어준 도우미 1명 등 21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밀접접촉자는 환자와 2m 이내에서 접촉하고, 같은 공간에 있거나 메르스를 전파할 수 있는 환자 가래나 분비물을 접촉한 사람을 말한다. 보건당국은 애초 22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했지만, 메르스 환자와 같은 비행기에 탑승한 1명은 항공사의 좌석확인 오류로 나타나 전날 밤 밀접접촉자 명단에서 뺐다.

밀접접촉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 10명, 인천 6명, 경기 2명, 부산 2명, 광주 1명, 경남 1명 등이다. 이들 중에서 국내 거주지에 독립공간(개인 방)이 있으면 자택격리하고, 자가 격리가 불가능한 접촉자들은 시설격리하고 있다. 이들 밀접접촉자 중에는 현재까지 특이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다. 다만 이 중에서 같은 비행기에 탔던 영국인 여성 1명을 의심환자로 검사한 결과, 1차 음성으로 나왔고 2차 검사를 할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밀접접촉자들을 대상으로 증상 발생 여부를 계속 살펴보며 관리하고 있다.
또 환자와 접촉 가능성이 크지 않은 비행기 동승자인 일상접촉자에 대해서도 철저한 확인을 위해 전담공무원을 배치해 '능동모니터링'으로 매일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등 접촉자 관리 강화에 나섰다.
일반접촉자는 440명으로, 추가 조사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보건당국은 애초 비행기를 함께 탄 일상접촉자의 경우 기존 규정으로는 수동감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는 능동감시로 바꿨다.
초기에 방역망을 광범위하게 펼침으로써 초동 대응에 실패해 대규모 환자가 발생한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15년과 달리 1차 감염자의 확진 판정과 접촉자들에 대한 차단이 조기에 신속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는 첫 환자가 입국 후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보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병원 4곳을 돌아다니면서 바이러스를 퍼뜨려 감염환자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는 그해 12월 보건당국이 메르스 종료 선언을 할 때까지 217일간 186명의 환자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했고, 1만6000여 명이 격리 조처됐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2015년에 비해서 이번에는 보건당국이 짜임새 있게 움직여 하루 만에 확진 및 격리가 이뤄지면서 방역 초기 단계에서 어느 정도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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