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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오승환의 반성 "오늘같은 경기가 나오면 안 된다"
입력 2018-09-10 09:03 
오승환은 10일(한국시간) 경기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덴버) 김재호 특파원] 콜로라도 로키스 우완 불펜 오승환은 자기 할 일을 제대로 못한 것이 아쉬웠다.
오승환은 10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홈경기 팀이 5-8로 뒤진 8회초 등판, 1/3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뒤이어 등판한 동료 해리슨 머스그레이브 덕분에 실점은 면했지만, 투구 내용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저스틴 터너에게 우측 담장 바로 맞는 2루타, 야시엘 푸이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 내용을 되돌아봤다. 강판의 계기가 된 푸이그와의 승부에 대해서는 "장타력이 있는 타자였기에 장타를 맞는 것보다 볼이 되도 확실하게 던지려고 했다. 내가 봐도 볼이라 생각했기에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3-2 카운트에서 몸쪽에 넣은 패스트볼이 존을 벗어난 장면에 대한 자평이었다.
대신 그는 "터너가 컨디션이 좋았던 것을 알고 들어갔음에도 맞은 것이 아쉽다"며 2구만에 2루타를 허용한 터너와의 승부를 아쉬워했다. 터너가 때린 타구는 강하게 맞지는 않았지만, 우측 담장 상단을 맞고 떨어졌다. 오승환은 "상대가 워낙 컨디션이 좋았다. 맞았을 때는 넘어갈 거 까지는 생각을 못했는데, 오늘 바람도 많이 불었고 터너가 장타력이 좋은 타자인데다 컨디션이 좋았던 거 같다"며 당시 장면을 되돌아봤다.
이번 다저스와 3연전에서 오승환은 두 경기에 등판했는데 모두 우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다. 역할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이기기 위해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며 말을 이은 그는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라이벌과의 경기였기에 아쉬움은 전혀 없다. 공 한 개, 아웃 하나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즌, 매 경기가 플레이오프같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마음을 비우고 내 역할에만 신경쓰겠다"며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전한 그는 "오늘같은 경기가 나오면 안된다"며 다음 등판에서는 좋은 내용을 보여줄 것을 다짐했다.
8회 콜로라도 투수 머스그레이브가 폭투 이후 홈으로 들어오는 다저스 터너를 아웃시키고 있다. 이 장면으로 오승환은 실점을 면했다. 사진(美 덴버)=ⓒAFPBBNews = News1
콜로라도는 이날 선발 타일러 앤더슨이 2 2/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4실점 3자책으로 부진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버드 블랙 감독은 "패스트볼의 커맨드는 됐는데, 공의 위치가 문제였다"며 앤더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내가 봤을 때는 패스트볼로 몸쪽 승부를 하려고 할 때 공이 많이 가운데로 몰렸다. 우타자를 상대로 몸쪽 커터를 던진 것도 몰렸다. 이 두 가지는 위험한 실수"라고 평했다. 이어 "그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는 패스트볼의 커맨드가 잘됐다. 몸 상태도 괜찮고, 구위도 그대로다. 공의 위치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경기는 졌지만, 고무적인 내용도 많았다. 찰리 블랙몬과 놀란 아레나도는 홈런 3개를 합작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블랙은 "좋은 징조다. 고무적"이라며 둘의 활약을 반겼다. 아레나도가 3루에서 보여준 수비와 우익수 헤라르도 파라의 다이빙 캐치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시즌 내내 수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우리는 리그 최고의 수비 팀 중 하나"라며 야수들을 칭찬했다.
콜로라도는 선발 타일러 앤더슨이 조기에 무너지며 어렵게 경기했다. 사진(美 덴버)=ⓒAFPBBNews = News1
29세의 나이에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D.J. 존슨도 화제였다. 5회초 1사 3루에서 하위 타자 두 명을 상대하게 한 블랙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위한 좋은 자리라 생각했다. 구속도 좋았고 커브도 좋았다. 트리플A 코치진이 보고한 내용 그대로였다"며 존슨의 투구를 칭찬했다.
블랙은 "어느 선수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한다. 마운드를 내려온 뒤 더그아웃에서 모두에게 축하받는 모습을 봤을 것이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다른 길을 걸어왔다(존슨은 2010년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하고 FA 선수로 계약하며 마이너리그에 뛰어들었다). 정말 대단한 스토리"라며 늦깎이 신인의 데뷔를 축하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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