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9월 4일 뉴스초점-매일 1명씩 낙하산?
입력 2018-09-04 20:14  | 수정 2018-09-04 20:58
'하루에 한 명씩 낙하산이 투하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꼬집으며 한 말입니다.

'캠프, 낙하산, 보은 인사는 없게 하겠다'던 1년 전 약속과 달리, 정부 출범 이후 1년 4개월 동안 340개 공공기관의 고위직 365명이 캠프 인사, 코드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채워졌다는 얘기지요. 한 언론 취재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새로 임명된 공공기관 기관장 203명 중 91명, 약 절반가량이 낙하산 인사로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공기관장 인사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절차부터 잡음이 시작되더니, 2개월 뒤 가스안전공사 역시 '친문' 낙하산 논란을 빚었었거든요. 밀어내기식 인사를 하다 보니,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취임 10개월 만에,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임기 3개월을 남기고. 이 밖에도, 코바코 사장, 코레일 사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심지어 사외이사나 감사 자리까지 줄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습니다. 적폐라고 비난했던 과거 정부의 형태와 크게 다르지 않죠.

낙하산 인사는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충성심이 강한 사람을 앞세워 국정 추진력을 강화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능력이나 실력과는 무관하게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자리를 주는 '보은성' 인사가 될 우려도 큽니다.

물론 낙하산이 우리 정부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도 주지사 시절 측근을 대거 낙하산으로 앉혔으니까요. 그런데 이들은 낙하산이라도 적임자를 골라 적재적소에 떨어뜨렸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공을 세웠지만, 권력을 탐하기보다는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며 스스로 아름답게 퇴장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극소수죠.

낙하산 인사를 하더라도, 자리에 적합한 인물을 보낸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직무와 관련해 어떤 경험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인사를 떨어뜨린 후 나타난 결과는 그 누구보다 현 정부가 더 잘 알 겁니다. 설마 과거 정부에서 진행된 낙하산 인사를 '적폐'라고 규정하고 비난했던 걸 잊진 않으셨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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