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제조·유통 일괄형(SPA) 패션기업 H&M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 매장을 연다. 그 동안 가두점이나 백화점, 쇼핑몰 입점만을 해왔던 H&M은 2010년 한국에 들어온 지 8년여만에 대형마트에 입점하면서 그 성장세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3일 유통 및 패션업계에 따르면 H&M은 오는 20일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에 매장을 오픈한다. 한국 내 29번째 매장으로, 지난 5월 대전 둔산점을 올해 처음 오픈한데 이어 4개월만에 새 매장을 여는 셈이다. H&M코리아 관계자는 "최적의 입지를 택한다는 본사 가이드에 따라 홈플러스 측과 성사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 2층에 위치하는 H&M 부천 상동점은 1534.5㎡(약 465평)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여성, 남성, 아동용 의류를 다 선보이며 대형마트 소비자들에게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침체에 빠진 대형마트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트렌드로 주목받는 글로벌 SPA 브랜드는 결합을 통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 입장에선 글로벌 SPA 브랜드를 통해 집객효과를 얻을 수 있고, 글로벌 SPA 브랜드 측은 대형마트로 쇼핑 온 가족 단위의 고객들을 손쉽게 자사 소비자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SPA브랜드는 대규모 공간은 물론이고 주변 상권과 마트 매출 분석을 철저히 한 후 입점하는 편"이라며 "그와 같은 조건이 충족될 때 마트 손님이 자연스럽게 SPA브랜드 손님이 돼 소비를 유발하고, 대형마트 역시 글로벌 SPA 브랜드란 구색을 갖춰 손님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상호 윈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선 글로벌 SPA브랜드 유니클로는 2005년 한국 진출 초기부터 대형마트에 입점, 가족 단위의 소비자들을 유니클로의 고객으로 유입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유니클로는 현재 롯데마트 21곳, 홈플러스 19곳, 이마트 5곳에 입점해 있다.
이미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은 물론 수도권에 이어 지방 중심 상권으로까지 가두점을 넓혀가는 H&M 역시 대형마트와 손잡음으로써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지 관심을 모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그룹은 국내에서 2013년(매출 1227억원)에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한데 이어 3년 만인 2016년(매출 2074억원) 매출 2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2386억원(2016년12월1일~2017년11월30일)을 달성, 전년대비 약 15%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또한 가성비를 따지는 트렌드 등에 힘입어 SPA브랜드의 실적은 호조가 예상된다.
다만 H&M 부천 상동점은 대형마트에 입점한 이상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일을 함께 지켜야 한다. 즉 매월 2회(둘째주와 넷째주 일요일) 영업을 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백화점과 쇼핑몰과 달리 대형마트와 임대 계약을 한 부분이기 때문에 휴무일에는 전체 임차인들이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에 입점을 하는 것은 가족 단위의 고객을 가진 대형마트의 매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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