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처음'이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스마트 팩토리 분야 연구로 만 27세에 한밭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임용된 백수정 박사는 빠른 임용의 비결로 '최초에 도전한 것'을 꼽았다. 백 박사는 2009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개교와 함께 입학한 1기 입학생으로 학사부터 박사까지 UNIST에서 마친 첫 번째 교수가 됐다. 박사 취득 6개월만이다.
제어설계공학과 출신인 그는 학부시절 스마트 팩토리 연구에 발을 들였다. 스마트 팩토리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설계, 제조, 서비스 등 제품 생산과 활용의 전 과정에 지능을 부여함으로써 자율생산과 자가학습을 가능케 하는 지능형 공장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금은 전문가 수요가 많고 화두가 되는 영역이 됐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백 박사는 "학부 입학 때만 해도 스마트 팩토리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며 "융합과 도전을 강조하는 UNIST의 학풍에 따라 낮선 분야를 개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백 박사는 그 중에서도 자동차와 선박 엔진 등 기계 설비의 고장을 예측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연구해왔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비 상태를 예측하고, 적절한 시기에 정비가 이뤄지도록 돕는 일이다.
융합 연구에 적극 뛰어든 것도 주요했다. 스마트 팩토리는 설계, 제어, 공정,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조합이 필수적인 학문이기 때문이다. 제조업 현장과 인접해 있어 스마트 팩토리에 관심 많은 산업체와의 협업 연구도 가능했다. 백 박사는 "실제 울산 현대중공업의 선박 엔진 고장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소프트웨어 개선과 정비 지침서를 수정하기도 했다"며 "현장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더 가깝게 느끼니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도 심도 있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덕영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는 "스마트 팩토리 연구는 기계공학, 설계, 제어공학, 전자공학,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전공이 하나로 모여 산업계 전반에 혁신을 창출해내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며 "UNIST는 지역 산업체와의 공동 발전을 위한 스마트 팩토리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백 박사가 신임 교수로 임용된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는 스마트 팩토리 전문 인재 양성에 특화된 학과다. 2018년 교육부가 지원하는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사업(4년간 40억 원)'에서 이 분야 주관학과로 선정돼 혁신적 교육과 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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