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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아시안게임] 친절한 자원봉사자 미소만 남은 ‘허점투성이’ AG
입력 2018-09-03 08:18  | 수정 2018-09-03 08:19
흐린 하늘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린 겔로라 붕 카르노 메인스타디움.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의 미숙한 대회 운영은 대회 개막전부터 시작해, 폐막까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금메달로 대회 2연패라는 화려한 피날레를 거둔 남자축구는 대회 시작 전부터 오락가락하는 일정 때문에, 전략을 세우는 데 애를 먹었다. 애초 한국은 지난달 초 진행된 조 추첨 결과 말레이시아, 바레인, 키르기스스탄과 E조에 포함됐다. 이후 UAE와 팔레스타인이 빠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지난달 25일 재추첨했다. 그 결과 팔레스타인이 A조, UAE가 E조에 합류해 한국은 다른 조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르게 됐다.
하지만 지난 3일 조 편성 재추첨에서 E조에 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C조로 이동했다. 이로써 E조는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말레이시아, 바레인으로 확정됐다. 이날 재추첨은 이라크가 최근 불거진 16세 이하(U-16) 대표팀 선수들의 나이 조작 문제로 아시안게임에 불참하기로 하면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는 4경기로 늘었던 조별리그 경기는 다시 3경기로 줄어 김학범호에는 호재로 작용했지만 동네 조기 축구회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축구뿐만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 첫선을 보인 3대3 농구는 뒤늦게 대회 참가 신청을 한 네팔을 받아주고 몰디브가 참가를 취소했다는 이유로 경기를 1~2일 앞둔 시점에 조 편성과 일정을 모조리 바꿨다가 각 팀의 항의가 거세지자 하루 만에 조 편성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대회 내내 경기 운영상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펜싱 경기 도중 몇 차례 정전이 되면서 경기가 중단되면서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어야 했다. 태권도 경기 중에도 전자호구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는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시험 사격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경기에 들어가 노메달에 그쳤다. 연습사격 때 모니터에 탄착이 보이지 않는다고 항의했지만, 심판은 단 한 발만 더 쏘고 경기를 하라고 했다. 결국, 정상적인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휴식을 취하는 선수촌 사정도 열악했다. 급하게 공사를 마무리했는지, 벽에 금이 가 있는 경우도 있었고, 콘크리트 가루가 침대에 잔뜩 떨어져 있기도 했다. 개막 직전까지 냉장고와 에어컨 등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다. 3대3 남자 농구대표팀 선수들이 선수촌 음식을 먹은 뒤 배탈이 나기도 했고, 야구대표팀의 정우람 오지환 김하성도 장염과 고열에 시달렸다.
고마웠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당신과 다시 만날때까지! (그때까지 잘 지내세요.)” 사진=AFPBBNews=News1
해프닝의 연속이었던 운영이었지만, 그나마 친절한 자원봉사자들로 인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대회였다. 자원봉사자들은 대회 기간 선수들, 수많은 인파, 각국 미디어를 도우며 허술한 부분을 직접 몸으로 메웠다. 좁은 도로 옆에 배치된 셔틀버스 정차장에서 하루 종일 매연을 마시며 대기했고 거리가 멀어도 직접 안내하는 성의를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의 친절한 미소에 잔뜩 흐린 자카르타의 하늘과 같았던 마음이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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