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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전도사’ 손흥민, 이번에는 벤투호 차례
입력 2018-09-03 05:20 
김학범호에서 임무를 완수한 손흥민은 이제 벤투호에 합류한다. 사진(인도네시아 치비농)=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김학범호에게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함께 한 3주는 ‘해피타임이었다. 그리고 떠나보낸다. 약속대로 김학범호에게 행복을 안겨준 손흥민은 이제부터 벤투호와 행복한 날을 꿈꾼다.
손흥민은 첫 참가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학범호의 주장으로서 원팀을 만들어 예상보다 더욱 힘겨웠던 도전에서 값진 결실을 만들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2연패다. 원정 아시안게임 단독 우승 또한 최초다. 1970년 및 1978년 방콕 대회는 공동 우승이었다.
금메달의 주역은 모든 ‘조연이다. 다들 팀과 동료를 위해 뛰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달렸던 것은 아니다. 때론 넘어졌다. ‘호랑이 선생님 김학범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윤활유가 된 것은 주장 손흥민의 ‘잔소리였다. 헌신하고 희생하면서 싫은 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어린 동생들을 이끌었다.
골 욕심도 없었다. 득점(1)보다 도움(5)이 많았다. 그리고 그 5개의 도움으로 김학범호는 여러 고비를 넘겼다. 일본과 결승전에서 터진 2골도 모두 손흥민의 도움이었다.
손흥민은 결승전을 앞두고 우리 감독과 팀을 행복하게 하고 런던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켰다. 김 감독과 U-23 대표팀 모두가 행복하게 웃었다. 같이 시상대에 선 손흥민도 금메달을 깨물었다.

손흥민은 런던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영국행이 아닌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김학범호에서 임무를 마쳤지만, 다른 팀에서 손흥민을 찾고 있다.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다.
벤투호 1기 명단에 손흥민의 이름은 ‘당연히 포함됐다. 벤투 감독과는 첫 대면이다. 서로 알아가야 하나 벤투호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이 소집됐지만,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같이 국가대표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기적으로 손흥민이 주장을 맡을 공산이 크다.
리더의 자질을 갖춘 손흥민은 두 차례 A매치(온두라스전·독일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형님 리더십, 그의 말은 효과 만점이었다.
같이 벤투호 1기에 발탁된 황인범(아산 무궁화)은 (손)흥민이형이 이번 대회를 임하는 자세가 정말 간절했다. 경기 전마다 흥민이형이 선수들을 모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해이해진 선수가 있다면 확실하게 잡아줬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전했다.
A대표팀은 오는 7일 코스타리카전, 11일 칠레전 등 두 차례 평가전이 예정돼 있다. 벤투 감독의 데뷔 무대이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첫 A매치다. 그렇지만 더 멀리 내다본다.
손흥민이 벤투호에 심을 행복의 씨앗은 열매를 맺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가까이는 2019 아시안컵, 멀게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다.
손흥민은 두 차례씩 경험한 아시안컵과 월드컵에서 행복하지 않았다. 손흥민뿐 아니라 한국 축구도 그렇다. 4년간 항해하며 행복해져야 할 벤투호의 과제이자 임무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이 2010년 12월 A매치를 데뷔한 이래, 여섯 번째 A대표팀 사령탑이다. 5명의 전임 감독들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핵심 손흥민의 어깨도 무겁다.
한편, 3일 귀국한 손흥민은 하루 휴식을 취한 후 4일 파주NFC에 입소해 벤투호에서의 첫 날을 보낸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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