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美 페이스북 대신 구글·아마존 담아라"
입력 2018-09-02 17:26 
◆ 기술주 전문가 진단 / ① 손현호 피델리티 매니저 ◆
"삼성전자는 지금 사서 묵혀 두고, 미국 시장에서는 페이스북 대신 구글과 아마존에 주목해야 합니다."
고점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와 미국 증시의 기술주의 투자전략에 대해 손현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같은 답을 내놨다. 손 매니저는 2000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로 업계에 발을 내디딘 뒤 2011년부터는 영국 런던 피델리티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펀드매니저인 그가 운용하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는 지난 7월 말 기준 최근 3년간 68.14%에 달하는 고수익을 내고 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꺾일 가능성이 크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은 오히려 확대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으로 삼성전자의 주력 메모리 반도체인 D램 가격의 약세가 전망되지만 이미 주가에 해당 요인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내년 1분기 이후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면서 주가가 올라갈 수도 있고, 폴더블 스마트폰 등 시장 혁신을 주도하는 제품이 나오게 되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현금을 감안하면 인수·합병(M&A)으로 회사의 성장동력을 찾거나 배당을 늘릴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3~4%에 달하는 배당을 챙기면서 업황 우려로 싸진 주식을 차곡차곡 매집하며 기다릴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하반기 조정이 한 번 더 일어날 경우 매수할 타이밍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손 매니저는 글로벌 증시는 IT업종이 최근 고점 논란에 주가가 휘청거렸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온 시장 주도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종목 선정에 대해 신중을 당부했다. 대형 IT기업들을 '팡'(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같이 뭉뚱그려 한꺼번에 이해하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손 매니저는 "페이스북은 모든 이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광고 하나에서 나오기 때문에 정치적인 공세와 정부 규제에 리스크가 그대로 노출된 상황"이라며 "검색 광고 기반 이외에 자율주행차, 하드웨어 비즈니스 등 먹거리가 다양한 구글이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외 클라우드컴퓨팅 등 다양한 사업구조를 가진 아마존이 더 유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은 반도체 소비국에서 생산국으로 전환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10년에 걸쳐 반도체 관련 연구 시설을 늘려갈 것인데,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등지의 하이테크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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