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지반 침하에 싱크홀까지…불안한 시민들
입력 2018-09-01 19:30  | 수정 2018-09-01 20:17
【 앵커멘트 】
서울 가산동에서 갑자기 지름 30미터 넓이의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싱크홀만 9백여 개에 달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사회부 배준우 기자와 뉴스추적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처음에는 싱크홀이 생겼다고 하다가 그게 아니라 지반 침하인 거라고 정리되는 거 같은데요. 차이가 뭔가요.

【 기자 】
지반 침하와 싱크홀은 그 모양과 원인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먼저, 지난 2014년 전남 목포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 사고 영상을 보시죠.

당시에도 이번처럼 공사현장 인근 아파트 주차장이 무너졌는데,

지반침하는 이렇게 유선형의 기다란 모양으로 땅이 내려앉습니다.

반면, 싱크홀은 지하에 빗물이나 지하수로 인해서 토사가 침식되면서 공간이 생기고 이로 인해 지면이 내려앉는 걸 말합니다.


싱크홀은 모양도 동그랗고 물의 흐름이나 침식 작용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지반 침하와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오피스텔 공사 도중 아파트 주차장 지반이 붕괴하면서 지반 침하가 일어난 겁니다.

【 질문 2 】
그럼 이번 사고는 왜 일어난 건가요. 폭우 때문이라는 말도 있는데요.

【 기자 】
현장을 점검한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내린 폭우가 주된 원인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수곤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폭우 온 것이 붕괴되는데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고요.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서 흙막이 벽을 설치했는데, 튼튼하게 안됐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건물 터 파기 공사를 하면서 파내러 간 지반 옆에 지지대의 부실 공사가 문제라는 얘기인데요.

흙막이 공사를 한 부분이 일부만 무너졌기 때문에 그 부분의 공사가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 질문 3 】
갑자기 무너진 게 아니라 조짐이 있었던 거죠?

【 기자 】
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주민들이 현장을 찍은 영상입니다.

곳곳에 주차장 바닥이 갈라진 틈이 보이는데요.

손가락이 두세 개는 족히 들어갈 정도로 벌어져 있습니다.

심지어, 주민들이 사고 발생 열흘 전부터 구청과 시공사에 주차장이 갈라지고 있다고 신고도 했는데요.

그때 지지대 보강만 제대로 했어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미흡한 대응이 부른 인재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질문 4 】
참 어이없는 대응에 화가 나는데요. 이번 건은 싱크홀은 아니라지만 싱크홀도 한 해 900개씩 뻥뻥 뚫린다면서요?

【 기자 】
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900건에 달하는 싱크홀이 발생했고, 가로세로 길이가 2m가 넘는 대형 싱크홀도 지난해에만 100건이 넘게 발생했습니다.

태풍과 장마가 집중되는 여름철에 대부분 생기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도심에선 주로 오래된 하수관에서 물이 새면서 토사가 침식되고 싱크홀이 발생합니다.

서울지역 하수관의 절반이 30년 이상 된 노후화된 하수관인 실정이라 말 그대로 뻥뻥 뚫리는 상황인 거죠.

【 질문 5 】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 기자 】
일단 싱크홀인지 지반 침하인지에 따라 보상 책임 소재가 달라지는데요.

자연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싱크홀이라면 건축주와 건설사에 보상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공사가 처음부터 문제였거나, 보강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건설사가 보상 책임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일단 아파트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게 시급하고요.

사고 원인에 대한 결론이 나면 책임 소재에 따라 보상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입주민들과 추가 피해가 발생할까 걱정하는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정확한 안전 진단과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겠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배준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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