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안준철 기자] 금메달은 축하받아야 할 일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은 31일까지 4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모두 축하를 받았다.
하지만 9월1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리는 야구 종목 일본과의 결승전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따고도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지난 6월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바로 내야수 오지환(LG)과 외야수 박해민(삼성)의 선발 때문이었다.
1990년생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나 경찰야구단에 지원할 수 있는 나이를 넘겼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의 적용대상이 된다. 둘은 마지막으로 상무나 경찰야구단에 지원할 수 있었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따로 지원 절차를 밟지 않았다. 팬들은 일부러 군대에 가지 않으려 한다고 두 선수를 비난했다.
여기에 둘이 대표팀에 승선하자, 실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비난의 수위가 높아졌다. 이들 둘 때문에 더욱 실력을 갖춘 선수가 못 뽑혔다고 여긴 것이다. 오지환을 백업 유격수, 박해민을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설명에도 팬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은메달을 따고 와라”는 저주가 횡행했다.
특히 박해민보다 오지환에 대한 비난이 더 컸다. 오지환이 유격수만 볼 수 있고, 리그 성적도 타율 3할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점, 특히 실책이 많고 삼진도 많다는 점에서 국가대표 자격이 있냐는 지적이었다. 물론 선발 당시, 오지환이나 박해민의 성적이 형편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동열호를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이는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예선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달 26일 1차전 대만전을 1-2로 패하고 난 뒤, 오지환이 김하성(넥센) 정우람(한화) 등과 장염과 고열에 시달리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27일 인도네시아전에서는 야구장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
하지만 오지환은 더욱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박해민이 대주자와 대수비로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는데 반해, 오지환은 출전 여부까지 놀림거리가 됐다.
다행인지 다음 경기인 28일 예선라운드 최종전 홍콩과의 경기에 대수비로 나서 두 타석을 소화해 모두 출루(안타+볼넷), 2득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지환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상쇄할만한 활약은 아니었다. 팬들의 눈높이에는 못 미쳤다.
오지환은 30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는 교체로도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홈런을 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의 5-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런 상황에서 백업 오지환에 기회가 돌아오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비난 여론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오지환의 인상 깊은 활약이 절실하다. 31일 슈퍼라우드 2차전이던 중국전에 기회가 있긴 했다. 한국은 7회에 경기를 마무리 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7회초 1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7회말 손아섭의 적시타와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를 통해 10-1로 달아났고, 2사 1, 2루 기회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타석에는 7회초 수비 때 김하성과 교체돼 유격수로 투입됐던 오지환이 들어섰다. 안타를 터뜨려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일 경우 10점 차로 벌어져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은 중국 5번째 투수 리우위와 6구 승부를 펼친 끝에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오지환은 자신의 병역과 관련한 논란에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사양하면서 묵묵히 훈련에 임해왔다. 경기력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의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전 콜드승을 직접 이끄는 일은 오지환에게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었지만 끝내 오지환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기회를 받아, 맹활약을 펼치면 좋을 일이겠지만, 슈퍼라운드에서 맹활약한 김하성이라는 존재를 오지환이 뛰어넘기란 힘들어 보인다.
대표팀으로서도 딜레마다. 오지환을 결승에 쓰지 않는다면, 무임승차했다는 또 다른 비난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좋은 그림은 오지환이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면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렇게 딴 금메달이라면 야구팬들도 화를 누그러뜨리고 진심으로 축하와 환영을 할 것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뽑힌 황의조(감바 오사카)만 해도 인맥축구라며 비난을 받았지만, 9골을 집어넣으며 비난의 목소리를 쏙 들어가게 만들었다.
이제 결승만 남겨둔 선동열호다. 금메달 가능성은 높다. 관심은 오지환의 출전과 맹활약 여부다. 선동열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진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9월1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에 열리는 야구 종목 일본과의 결승전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따고도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지난 6월 아시안게임 엔트리를 발표했을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바로 내야수 오지환(LG)과 외야수 박해민(삼성)의 선발 때문이었다.
1990년생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나 경찰야구단에 지원할 수 있는 나이를 넘겼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특례의 적용대상이 된다. 둘은 마지막으로 상무나 경찰야구단에 지원할 수 있었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따로 지원 절차를 밟지 않았다. 팬들은 일부러 군대에 가지 않으려 한다고 두 선수를 비난했다.
여기에 둘이 대표팀에 승선하자, 실력이 안 된다는 이유로 비난의 수위가 높아졌다. 이들 둘 때문에 더욱 실력을 갖춘 선수가 못 뽑혔다고 여긴 것이다. 오지환을 백업 유격수, 박해민을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설명에도 팬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은메달을 따고 와라”는 저주가 횡행했다.
특히 박해민보다 오지환에 대한 비난이 더 컸다. 오지환이 유격수만 볼 수 있고, 리그 성적도 타율 3할을 기록한 적이 없다는 점, 특히 실책이 많고 삼진도 많다는 점에서 국가대표 자격이 있냐는 지적이었다. 물론 선발 당시, 오지환이나 박해민의 성적이 형편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동열호를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이는 대회가 시작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예선라운드 첫 경기였던 지난달 26일 1차전 대만전을 1-2로 패하고 난 뒤, 오지환이 김하성(넥센) 정우람(한화) 등과 장염과 고열에 시달리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27일 인도네시아전에서는 야구장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아팠다.
하지만 오지환은 더욱 조롱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박해민이 대주자와 대수비로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는데 반해, 오지환은 출전 여부까지 놀림거리가 됐다.
다행인지 다음 경기인 28일 예선라운드 최종전 홍콩과의 경기에 대수비로 나서 두 타석을 소화해 모두 출루(안타+볼넷), 2득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지환에 대한 싸늘한 시선을 상쇄할만한 활약은 아니었다. 팬들의 눈높이에는 못 미쳤다.
오지환은 30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는 교체로도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홈런을 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의 5-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런 상황에서 백업 오지환에 기회가 돌아오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비난 여론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오지환의 인상 깊은 활약이 절실하다. 31일 슈퍼라우드 2차전이던 중국전에 기회가 있긴 했다. 한국은 7회에 경기를 마무리 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 7회초 1실점을 내주긴 했지만 7회말 손아섭의 적시타와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를 통해 10-1로 달아났고, 2사 1, 2루 기회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타석에는 7회초 수비 때 김하성과 교체돼 유격수로 투입됐던 오지환이 들어섰다. 안타를 터뜨려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일 경우 10점 차로 벌어져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은 중국 5번째 투수 리우위와 6구 승부를 펼친 끝에 결국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오지환은 자신의 병역과 관련한 논란에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사양하면서 묵묵히 훈련에 임해왔다. 경기력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의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중국전 콜드승을 직접 이끄는 일은 오지환에게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었지만 끝내 오지환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기회를 받아, 맹활약을 펼치면 좋을 일이겠지만, 슈퍼라운드에서 맹활약한 김하성이라는 존재를 오지환이 뛰어넘기란 힘들어 보인다.
대표팀으로서도 딜레마다. 오지환을 결승에 쓰지 않는다면, 무임승차했다는 또 다른 비난에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좋은 그림은 오지환이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면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그렇게 딴 금메달이라면 야구팬들도 화를 누그러뜨리고 진심으로 축하와 환영을 할 것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로 뽑힌 황의조(감바 오사카)만 해도 인맥축구라며 비난을 받았지만, 9골을 집어넣으며 비난의 목소리를 쏙 들어가게 만들었다.
이제 결승만 남겨둔 선동열호다. 금메달 가능성은 높다. 관심은 오지환의 출전과 맹활약 여부다. 선동열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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