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장관이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문건 관련 부실보고 논란으로 취임 1년 1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습니다.
청와대가 어제(30일) 국방장관을 공군 출신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교체한 것은 올해 3월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보고받고도 넉 달 가까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지난달 하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송 장관이 자신의 부하인 기무사 간부들과 문건 보고과정 및 사후대응 문제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인 '하극상' 논란이 국방장관 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6월 11일 국방장관에 내정된 송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사실과 해군 영관장교 시절 음주 운전 사실이 드러나면서 낙마 위기까지 내몰리는 등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또 '설화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자주 구설에 오른 것도 송 장관의 리더십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작년 11월 27일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불거진 여성 미니스커트 관련한 부적절 발언이나 지난달 9일 군내 성폭력 관련 간담회에서 터진 여성들의 행동거지와 관련 발언은 여성단체로부터 큰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송 장관의 거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변수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 파문이었습니다.
올해 3월 16일 이석구 당시 기무사령관으로부터 박근혜 정부 시절인 작년 3월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을 보고받았으나, 청와대에 즉각 해당 문건을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 검찰단에 관련 수사를 지시하지도 않고 있다가 지난달 초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계엄령 문건을 공개하자 뒤늦게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장관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단을 구성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라는 특별지시를 한 것도 송 장관의 태도가 미덥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런 논란에도 청와대 일각에선 국방개혁의 마무리를 위해 송 장관을 유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결국 안정적인 국방개혁을 위해서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