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의 안보·경제 압박…EU, 反트럼프 정서 공론화
입력 2018-08-28 17:08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7월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무임승차'공격과 무역전쟁,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일방적 탈퇴 후 동참 압박 등으로 유발된 '반(反) 트럼프' 정서를 EU가 공론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EU와 등을 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익까지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EU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외교·안보와 경제에서 'EU 이익 확보'를 위해 합심하고 있다.
EU의 주축 회원국인 프랑스와 독일이 먼저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엘리제궁으로 재외공관장들을 초청한 자리에 참석해 "유럽과 함께 전후(戰後) 세계질서를 구축한 파트너가 공동의 역사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유럽은 더는 안보를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라고 하며 미국을 배제한 러시아와 유럽의 안보 문제에 대한 직접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놨다.
독일의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루마니아 방문 일정 중 현지 외교 관계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 유럽까지도 미국의 적으로 묘사하거나 나토에 의문을 제기할 때 당연히 우리는 짜증스럽다"고 밝혔다.
마스 장관은 "'미국 우선주의'는 우리의 주의를 일깨우는 신호였다. 그에 대한 우리의 답변은 '단합된 유럽'(Europe United)이어야 한다"면서 "EU는 이름에 걸맞은 공동의 외교·안보 정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스 장관은 지난 21일에는 독일 경제지 기고문에서 "미국이 유럽을 희생시키는 행동을 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EU 차원의 금융 결제망과 경제 안전망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이 같은 신경전은 양측이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는 힘겨루기이기 때문에 전면적인 대치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대서양 동맹'하에서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EU와 러시아의 관계는 사안에 따라 앞으로 공조할 여지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뉴스국 손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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