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관이 백범 김구의 '백범일지' 친필 서명본 두 권을 입수했다. 기존에 초판만 소장하고 있던 문학관이 재판과 3판까지 소장하게 된 것이다.
28일 한국근대문학관은 "한 권은 개인 소장가가 기탁(寄託)했고, 한 권은 내년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올 초부터 찾아다닌 끝에 대구고서점에서 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친필 서명본은 아래 위로 김구의 인장 2개가 찍혀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각각 1949년 김기한과 주계동이란 인물에게 증정한 것으로 상대방에 대한 호칭과 준 시기, 책을 주는 본인에 대한 표현 등이 서로 다르다. 상대방에 대한 호칭은 '김기한 군'과 '주계동 선생'으로 돼 있고, 책을 준 시기는 '대한민국 31년 3월'(김기한 증정본)과 '기축 2월'(주계동 증정본)로 쓰여져 있다.
'백범일지' 친필서명본(주계동 증정본)
김구 본인에 관한 것은 모두 '백범 김구'로 적었지만 주계동 증정본에는 '백범 김구' 앞에 '74'라는 나이를 적어놓았다. 함태영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연구사는 "백범 선생에게 책을 받은 두 인물 역시 독립운동 관계자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소장본이 백범의 인간관계는 물론 독립운동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백범일지'는 1929년과 1943년 각각 집필돼 1947년 12월 초판이 발행됐고 1년 만에 3판을 찍었다. 김구가 백범일지에 쓴 친필서명은 특유의 흔들린 글씨로 유명한데, 이는 그가 독립운동 중 입은 총상 후유증으로 인해 평생 수전증을 앓았기 때문이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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