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충북 옥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네 모녀는 빚에 허덕이던 40대 가장에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옥천경찰서는 어제(27일) 숨진 모녀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42살 A씨로부터 "미리 구입한 수면제를 먹여 가족을 잠들게 한 뒤 차례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A씨는 또 "불어난 빚을 감당할 수 없어 혼자 죽으려고 했지만, 남겨진 가족들이 손가락질받을 것 같아서 견디기 힘들었다"는 취지로 범행동기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39살 A씨의 아내와 10살·9살·7살인 세 딸은 지난 25일 오후 1시 53분쯤 옥천읍 소재 A씨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아내는 안방 침대에서, 세 딸은 작은 방에서 이불을 덮고 누워있는 상태였고 안방 바닥에는 A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A씨는 경찰에서 "가족을 살해한 뒤 나도 따라 죽으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A씨는 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집에 찾아온 처제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A씨는 복부와 손목 등을 흉기로 찔러 상처를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입니다.
26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A씨를 체포해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일체를 시인했으며, 비교적 차분하게 조사에 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조사를 위해 진술녹화실로 들어서기 직전에는 "죽고 싶다며 고개를 떨군 채 흐느껴 울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옥천 일가족 살해 /사진=MBN
경찰은 검도관을 운영하는 A씨가 수 억원의 빚을 졌고, 급기야 사채에 손을 대면서 한 달 수 백만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에 시달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씨의 아파트는 제2금융권 등으로부터 매매가를 웃도는 2억5천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자인 대학생 관원 명의로 대출받을 받았다가 이 사실이 알려져 해당 관원 부모 등과 심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씨가 검도관을 차리거나 아파트를 구입할 때 대출받은 것은 확인했지만, 큰 빚을 진 이유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며 "다만 돈을 허투루 쓴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숨진 네 모녀의 사인을 가리기 위해 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신을 부검한 뒤 "4명 모두 경부 압박(목졸림)으로 인해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오늘(28일) A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