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또 뚫린 119 무전…불법 도청해 시신 선점
입력 2018-08-27 19:30  | 수정 2018-08-27 20:56
【 앵커멘트 】
교통사고 현장에서 시신을 먼저 수습하려고 119 무전을 훔쳐 들은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데도 전국 소방서의 절반 이상이 아직도 도청이 쉬운 아날로그 무전을 쓰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찰이 부산의 한 주택에 들이닥칩니다.

방으로 들어가자 창가에 무전기와 휴대전화가 놓여 있습니다.

"무전기하고 카메라 찍어!"

장례지도사인 30대 조 모 씨가 24시간 소방 무전을 훔쳐 듣던 곳입니다.

119상황실에서 무전을 보냈더니 실제 지령이 그대로 들립니다.


"무전 테스트합니다. 1, 2, 3, 4, 5"

조 씨 일당은 무전을 듣는 즉시 사고 현장에 구급차를 보내 시신을 수습했습니다.

지난 2015년 2월부터 시신 1천여 구를 특정 병원으로 보낸 대가로 15억 원을 챙겼습니다.

장례식장도 한통속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회성 / 부산 남부경찰서 지능팀장
- "피의자 대부분이 장례업과 연관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장례식장 대표도 있고, 장례식장 직원…."

아날로그 방식을 쓰는 119 무전을 도청하다 적발된 건 부산에서만 벌써 10번째입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전국 18개 시도 가운데 이 디지털무전기로 전면 교체한 곳은 7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경찰은 일당 8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을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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