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악 폭염`에 열사병 환자도 사상최대…저체온치료 덕봤다
입력 2018-08-26 14:18  | 수정 2018-08-26 15:09
국내 목표체온유지치료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바드코리아의 의료기기 아틱선. [사진 제공 = 바드코리아]

◇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열사병 환자가 급증하고 사망자도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태풍 '솔릭'이 지나가면서 잠시 주춤해졌지만, 기상청은 9월 초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노약자와 현장 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부터 이달 6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438명이고 사망자는 42명이었다. 이는 작년 여름(5월 29일∼9월 8일 기준) 전체 환자인 1574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며, 사망자는 2011년 감시체계 운영을 시작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환자 중에는 남자 2486명, 여자 952명으로 남자가 훨씬 많았고 65세 이상 노인이 1137명으로 전체의 33.1%를 차지했다.
열사병은 과도한 고온에 오래 노출되거나 고온에서 육체노동을 지속하면서 체온 유지 중추가 그 기능을 잃게 되면서 발생한다. 체온을 외부로 발산하지 못해 중추신경, 콩팥, 간 등 다양한 장기가 영향을 받게 되며 뇌까지 열손상을 입어 의식이 없이 병원에 실려오는 경우 사망률이 50%에 육박한다.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환자의 체온을 낮추는 '냉각요법'이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의복을 제거하고 젖은 수건으로 환자를 감싼 뒤 차가운 물을 부어 체온을 낮추는 방법을 사용한다. 의료기관에서는 얼음물에 환자를 담그거나 냉각담요, 냉각팬 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정수된 차가운 물을 이용하여 방광세척, 직장세척, 위세척 등으로 체온을 낮춘다. 특히 40도가 넘는 고열의 중증응급질환자에게는 '저체온치료(목표체온유지치료)'가 효과적이다. 빠른 시간 내에 목표로 하는 체온으로 일정 시간 동안 유지시켜주는 장치로, 고열로 인한 2차 장기 손상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목표체온유지치료는 우선 최대한 빨리 환자의 체온을 32~36°C 목표수준까지 낮춘 후 다시 정상체온으로 서서히 끌어올리는 방법을 쓴다. 4°C 생리식염수를 주입하거나, 쿨링 젤 패드 등을 사용해 체온을 낮춘 후 자동체온조절 장치를 이용해 일정시간 동안 유지한다. 이후 정상 체온인 36.5°C까지 서서히 끌어올리는데, 보통 심정지 후 혼수환자의 경우 저체온 유도에 1~4시간, 유지 24시간, 재가온 및 정상체온 유지에 12~48시간 등 대략 40~72시간이 소요된다. 목표체온유지치료 기기 '아틱선(Arctic Sun)'을 공급하는 바드코리아 관계자는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100대 이상의 장비가 60여 개의 준종합병원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환자 체온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매년 20%이상 성장했으며, 국내 저체온치료 의료기기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욱진 울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울산은 대형 제조업 공장이 밀집되어 있어 현장 노동자 등 열사병 환자가 많았는데, 올해는 응급센터로 후송되는 중증 환자도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열사병은 체온을 신속히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도수치료 등 부정확하고 효율이 낮은 방법에서 벗어나 요즈음 자동피드백 시스템을 이용한 저체온치료(목표체온유지치료)가 많이 시행되면서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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