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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1등만큼 주목 받은 2등…열여덟 살 ‘베트남 수영’ 영웅
입력 2018-08-26 06:00 
응웬 후이 호앙은 베트남 수영 역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사진(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이상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상철 기자] 쑨양(27·중국)이 자유형 1500m 3연패와 더불어 첫 아시안게임 4관왕에 올랐던 지난 24일, ‘1등만 기억하지는 않았다. ‘2등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다.
응웬 후이 호앙(18·베트남)은 놀라운 역영을 펼쳤다. 750m 지점부터 맨 앞에 있었다. 처지지 않았다. 1250m 지점을 통과했을 때도 중간 선두였다.
마지막 250m 레이스에서 쑨양의 스퍼트에 밀렸으나 응웬 후이 호앙이 중후반까지 쑨양과 대결을 벌였다는 것만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최종 기록은 15분01초63. 쑨양(14분58초53)과는 3초10 차이였다.
응웬 후이 호앙의 레이스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만했다. 베트남 자유형 1500m 기록을 갈아치웠다. 1년 전 동남아시안게임 우승 기록(15분20초10)보다 무려 18초43이나 단축했다. 그리고 베트남 수영 역사상 첫 번째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베트남은 2014년 인천 대회에서 응웬 티 안 비엔(22)이 여자 배영 200m 및 개인혼영 400m에서 메달을 따기 전까지 ‘수영 불모지였다. 그리고 응웬 티 안 비엔의 두 메달 색깔은 동색이었다.
응웬 후이 호앙은 나흘 전에도 자유형 800m에서 쑨양, 다케다 쇼고(23·일본)에 이어 3위로 터치 패드를 찍어 동메달을 땄다. 7분54초32로 이 또한 베트남 최고 기록이었다.
베트남은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10명의 수영선수가 참가했다. 메달은 응웬 후이 호앙의 목에 걸린 두 개가 다였다.

아쿠아틱 센터의 믹스트존도 바빴다. 평소 일본, 중국 선수 중심이었던 곳에 새로운 공기가 불었다. 응웬 후이 호앙은 가슴 벅찬 표정이었다. 꿈같은 현실이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두 번째 메달이라니, 마치 복권에 당첨된 것 같다”라며 기뻐했다.
응웬 후이 호앙은 자카르타와 좋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자카르타가 내게 행운을 가져다 준 것 같다. 경기 전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푼다. 경기 사이사이 아쿠아틱 센터에 울려 퍼진 음악이 유독 내 귀에 좋게 들렸다”라며 웃었다.
쑨양의 4연패를 저지했다면 금메달까지 목에 걸 수 있었다. 그러나 욕심이나 망상이라는 걸 알았다.
매일 20km를 헤엄치며 훈련했던 응웬 후이 호앙은 쑨양은 정말 강하다. 그가 (막바지)속도를 끌어올릴 것이에 내가 선두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라며 쑨양과 대면했을 때 압도됐는데, 그 감정이 오히려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라고 이야기했다.
토마토를 먹으며 건강을 관리한다는 응웬 후이 호앙은 매일 나를 되돌아보고 있다. 단점을 줄이고 장점을 살리면서 열심히 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응웬 후이 호앙의 목표는 올림픽에 나가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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