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검, `댓글조작 공모` 혐의 김경수 기소 방침…송인배 사건은 검찰 인계
입력 2018-08-24 16:03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4일 김경수 경남지사(51)를 '드루킹' 김동원 씨(49·구속기소) 등과 네이버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김씨 최측근인 '서유기' 박 모씨(30), '둘리' 우 모씨(32), '솔본아르타' 양 모씨(35) 등 10여명도 기소된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지사는 2016년 12월 초부터 올해 2월 초까지 김씨 일당이 7만5000여개 기사에 달린 댓글 118만건을 조작하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김씨 사무실인 느릅나무출판사에서 '킹크랩(댓글 조작 프로그램)' 시연을 본 뒤 댓글 조작을 허락하고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봤다. 앞서 특검팀은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진술과 네이버 계정이 단시간에 로그인·로그아웃을 반복한 기록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특검팀은 김씨 일당을 불러 '킹크랩 시연회'를 재연하며 보완 수사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김씨 측에 올해 6·13 지방선거 지원을 요청한 대가로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씨가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대통령 행정관으로 추천한 도두형(61)·윤평(46) 변호사도 댓글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한다. 도 변호사에게는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정치자금 5000만원을 불법 기부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와 2016년 당시 불법 정치자금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위조하도록 한 혐의(증거위조교사)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의 보좌관을 지낸 한주형 씨(49)는 경공모 회계 담당자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뇌물수수 등)로 재판에 넘겨진다.
송인배 대통령 정무비서관(50)과 백원우 대통령 민정비서관(52)에 대한 수사는 검찰에 인계할 방침이다. 송 비서관은 2011년부터 5년간 충북 충주 시그너스컨트리클럽에서 급여 명목으로 약 3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송 비서관의 실제 근무 여부가 수사와 형사처벌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백 비서관은 '오사카 총영사 청탁'과 관련해 도 변호사와 면담한 인물이다.
검찰은 송·백 비서관 사건을 비롯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서 특검팀이 밝혀내지 못한 부분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특검팀이 출범하기 전 경찰이 수사를 축소·은폐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수사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김 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봐주기 수사 아니냐'며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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