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변강쇠 품은 구두쇠` 코나 일렉트릭, 1회 충전에 400km는 거뜬
입력 2018-08-24 09:46 
[사진제공=현대차]

"전기차 괜찮아?"
르노삼성 SM3 ZE, BMW i3, 테슬라 모델S, 현대 아이오닉 EV, 한국지엠 쉐보레 볼트 EV 등 전기차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주변에서 전기차를 구입해도 되는 지 종종 물어본다.
실제 전기차 판매대수는 증가 추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한 전기차는 1만184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045대)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점유율 20%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기차 구입 여부를 묻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출퇴근용으로 쓴다면 크게 불편하지는 않겠지만 주말 나들이나 여행용으로 쓴다면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친환경차를 타고 싶다면 하이브리드(HV)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사라"고 알려줬다.
전기차는 아직 자동차를 사는 주요 목적 중 하나인 '이동의 편리함'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휘발유·경유를 넣을 수 있는 주유소는 물론 LPG 충전소보다도 턱없이 적은 충전시설 때문이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구동방식과 아방가르드(전위) 외모 때문에 발생하는 이질감과 비싼 몸값도 전기차 구입을 꺼리게 만든다. '불편·불만·불안' 3불(三不)이 전기차 확산의 걸림돌인 셈이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이동의 편리함과 이질감을 완전하지는 않지만 상당부분 해결한 전기차다. 충전시설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늘려 이동의 편리함을 향상했다. 또 소형 SUV 코나를 베이스로 만들었기에 이질감도 적다.
코나 일렉트릭은 고효율 일체형 모터시스템, 수냉식 배터리 냉각시스템으로 구현된 고효율·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시스템, 에너지 효율 극대화 시스템과 차량 경량화 등으로 주행거리를 늘렸다.
운전석만 부분적으로 냉·난방을 작동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 '운전석 개별 공조', 모터와 인버터 등 전장부품에서 발생하는 폐열(廢熱)을 활용해 난방 효율을 높인 '히트펌프 시스템', 후드와 범퍼 등 차체 일부에 알루미늄 소재 적용을 통한 경량화로 주행거리를 추가로 확보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이를 통해 1회 충전으로 406km를 달릴 수 있다. 수치 상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걱정없이 갈 수 있는 셈이다.
디자인 이질감도 줄었다. 공기역할을 위해 히든 타입 충전구가 들어있는 라디에이터 그릴부를 막음처리한 범퍼 일체형 전면부, 헤드램프와 그릴이 분리된 코나와 달리 가로 선으로 연결된 헤드램프와 그릴 상단, 액티브 에어 플랩으로 공기유입을 제어하는 범퍼 냉각홀, 휠 개구부를 축소해 공력성능을 향상한 전기차 전용 17인치 알로이휠을 제외하면 기존 코나와 거의 같다. 뒷모습에서는 범퍼 디자인에서만 차이점을 알 수 있을 뿐이다.
전장x전폭x전고는 4180x1800x1570mm다. 4165x1800x1550mm인 코나보다 15mm 길어지고 20mm 높아졌지만 자로 재지 않는 이상 알아채기 어렵다.
[사진제공=현대차]
실내는 센터 콘솔 부분에서만 다른 점이 보인다. 수소전기차 넥쏘처럼 센터 콘솔 부분을 평평한 직사각형 형태로 만들었다. 또 코나에서 센터 콘솔 중앙에 자리잡은 기어 레버와 사이드 브레이크가 있던 자리에 넥쏘처럼 전자식 변속 버튼과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를 넣고 컵홀더 공간도 마련했다.
안전성도 우수하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의 현대 스마트 센스 핵심 안전 사양들을 기본 적용했다. 동급 SUV 최초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LF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 첨단 사양도 채택했다.
구입 부담도 적다. 64kWh 모델 가격은 전기자동차 세제 혜택 후 기준으로 모던이 4650만원, 프리미엄이 4850만원이다. 전기차 정부 보조금 1200만원과 지차제 보조금 500만원(서울 기준)을 포함하면 모던은 2950만원, 프리미엄은 3150만원에 각각 구입할 수 있다. 코나 최상의 모델인 프리미엄 스페셜(2631만원) 500만원, 프리미엄(2381만원)과 700만원 정도 차이난다.
시승차는 64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50kW(204마력), 최대토크는 395N.m(40.3kg.m)으로 2.0ℓ 디젤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동버튼을 누르면 계기판과 디스플레이가 켜진다. 시동 소리는 전기차답게 없다. 주행하기 위해서는 P(주차), D(주행), R(후진), N(중립)으로 구성된 전자식 변속 버튼을 눌러 선택한다.
변속 모드 D를 누르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순발력 있게 반응하며 치고 나간다. 전기로 모터를 돌려 구동력을 얻는 전기차의 특징이다. 전기 스위치를 누르면 곧바로 불이 켜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가속력은 가솔린·디젤 내연기관 엔진을 장착한 코나보다 한 수 위다. 저속 가속력도 웬만한 스포츠세단보다 낫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는 내연기관 차보다 좀 더 빠르게 속도가 줄어든다. 추월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은 뒤 스티어링휠을 움직이면 예상보다 빠르게 차체가 움직인다. "나 멈춘다" "나 치고 나간다"고 예고하는 내연기관 차와 다른 특징이다.
[사진제공=현대차]
실내는 엔진 소리가 없어 조용하다. 너무 조용하다 보니 바람소리가 오히려 더 크게 느껴질 정도다.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윙' 소리가 가끔 들리지만 귀를 곤두세워야 한다.
승차감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울퉁불퉁한 곳을 부드럽게 통과한다. 차체 밑에 배치한 배터리팩으로 무게중심이 낮아져 주행 안정성도 우수하다.
내비게이션을 통해서는 실시간 충전소 상태 정보(충전중·충전가능·고장/충전기 타입)을 확인할 수 있다. 목적지를 설정하면 배터리 잔량을 고려한 충전 알림 및 충전소 검색 기능도 나온다.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내비게이션에 가까운 충전소 검색 또는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팝업창이 나온다. 찾아가는 충전서비스를 선택하면 배터리 잔량과 차량 위치가 현대차 긴급 출동센터로 자동 전송돼 원하는 곳에서 무상으로 충전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코나 일렉트릭은 전기차의 단점인 불편·불안·불만 '3불(三不)'을 성능 및 서비스 향상으로 줄여준 전기차다. 여기에 달리는 맛도 우수하다. 건전지 CF처럼 "힘 세고 오래 가는" 전기차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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