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디스플레이 바닥론 확산…올가을 기대주 부상
입력 2018-08-23 17:11  | 수정 2018-08-23 19:55
디스플레이 업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상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업종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이 업종은 지난 상반기 충격적인 실적으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2분기부터 업황이 서서히 살아나면서 3분기 회복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내년 초 중국발 공급 확대 가능성이 높아 안개가 완전히 걷혔다고 보긴 힘들다. 따라서 주가도 급격한 반등보다는 점진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영업이익 추정치가 대폭 상향된 것과 달리 소프트웨어·시스템통합(SW·SI)업종은 10% 넘게 하향 조정돼 대조를 이뤘다. 증권과 화장품 업종 영업이익 전망치도 큰 폭으로 깎였다.

23일 유안타증권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직전 시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와 발표 후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디스플레이 업종 전망치가 무려 64.2% 상향 조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기 직전 디스플레이 업종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주요 증권사 평균)는 1401억원이었다. 반면 2분기 발표 후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23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 LG디스플레이, 삼성SDI, 실리콘웍스,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등 7개 종목이 이번 집계에 포함됐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디스플레이 업종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29억원 적자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268억원 흑자로 나타났다"며 "업황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진 것이 확인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서둘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업종이 2분기 바닥을 찍은 게 확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가을은 TV·PC 등 제품의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2분기에 바닥을 찍고 3분기에 반등한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가 바닥이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TV·PC 모니터·노트북PC 등 완성품 업체가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패널 수요를 미리 늘리고 있어 3분기까지는 디스플레이 업황이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그동안 패널값이 너무 떨어져 디스플레이 업체들 가격 저항이 커지면서 추가 납품가 하락을 막았던 것도 업황이 개선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달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값이 상승세로 전환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주요 인치별 TV 패널값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이사는 "삼성전자·LG전자·애플 등 세트 업체가 앞다퉈 하반기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디스플레이 업황이 당초 예상보다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2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던 LG디스플레이도 3분기에는 1000억원에 가까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그러나 연말을 넘어 내년에도 회복 기조가 이어질지 아직 장담하긴 이르다. 올 상반기 최대 난제였던 중국발 공급과잉 망령이 내년 초에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까지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모멘텀이 있어 반등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국의 대규모 신규 생산 라인이 내년 초 가동되는 만큼 공급이 또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도 "중국발 우려가 디스플레이 업종의 최대 변수"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주가 역시 시원한 반등보다는 점진적 개선에 방점이 찍힌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 매수가 가능한 영역이긴 하지만 주가가 몇 배 간다는 식의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디스플레이에 이어 섬유·의복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진 대표 업종이다. 반도체와 은행 업종도 3% 이상 상향 조정됐다.
반면 소프트웨어와 증권 업종은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1% 이상 내려갔다. 비철금속과 인터넷, 화장품 업종도 7% 넘는 하향폭을 기록했다.
[남기현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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