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5명 사상 남동공단 화재 결국 인재(人災)…스프링클러 미작동 가능성 무게
입력 2018-08-22 15:31 

9명의 사망자를 비롯해 15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가 결국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공장 4층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불이 급속하게 번졌을 것이라는 사고 현장 근로자들의 진술 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화재 사건을 수사중인 인천경찰청은 22일 인천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관계자 등과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다.
현장감식반은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공장 4층 검사실과 식당 사이 복도 천장 주변을 중심으로 일대를 샅샅이 감식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발화지점인 공장 4층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만 화재 초기에 작동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상 작동했다면 선착대가 화재 진압을 위해 공장 내부에 진입했을 때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재 당시 4층에 있었던 세일전자 직원 한명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유족들도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한 유가족은 "딸 시신을 만져보면 물에 젖기는 커녕 뽀송뽀송하다"면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으면 대피할 수 있었을 거 아니냐"며 분노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스프링클러가 고장이 난 건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꺼 놓아서 작동을 안 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천장에 시공한 단열재 우레탄폼이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를 대량 방출해 인명피해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우레탄폼은 단열효과가 있지만 발화점이 낮아 화재에 취약하고 연소시 유독가스를 배출해 인체에 치명적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우레탄폼이 타면서 바닥으로 떨어진 불덩이들이 제품 포장용 박스 등에 옮겨 붙으면서 화재가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성균 인천 논현경찰서 형사과장은 "지금까지의 감식에서는 사고원인과 발화 지점 등을 특정하기가 곤란하다"면서 "추가 조사 후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부고용노동청은 화재가 난 세일전자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중부고용청은 외부 진단기관을 통해 사업장 위험 요소를 점검할 예정이다.
[인천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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