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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미리보기] 되살아난 가을 좀비, 이들을 막을 카드는?
입력 2018-08-22 06:00 
류현진은 지난 등판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 다음 상대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 있었던 세인트루이스는 최근 상승세를 타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 합류했다. 가을 좀비 본능이 되살아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류현진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니엘 폰세델레온) vs LA다저스(류현진), 다저스타디움, 로스앤젤레스
8월 22일 오전 11시 10분(현지시간 8월 21일 오후 7시 10분)
현지 중계: 스포츠넷LA(다저스), FOX스포츠 미드웨스트(세인트루이스), ESPN(전국중계)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성공적인 복귀, 힘겨운 현실
내전근 부상으로 3개월이 넘게 재활에 매달렸던 류현진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투구를 보여줬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팀은 4-3으로 이기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점수도 안주고 좋은 경기를 했다"며 자신의 경기 내용에 대해 말했다.
팀 상황은 좋지 않다. 5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다저스는 현재 지구 3위에 머물며 왕좌를 뺏길 위기에 처했다. 8월 들어 시애틀 원정 3연전(2승 1패)을 제외하면 위닝시리즈가 한 번도 없었다. 같은 지구 팀인 콜로라도,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5연패를 당했다. 선발 투수들은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이를 타선과 불펜이 망치고 있다. 마무리 켄리 잰슨의 이탈은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잰슨은 전날 세인트루이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 복귀했지만, 몸이 덜 풀린 듯 연속 홈런을 얻어맞았고 팀은 3-5로 졌다.
선발이 잘던지지 못하면 승리는 꿈도 꾸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지난 번에 류현진이 나온 경기에서 5연패를 끊었듯, 또 한 번 분위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한 7경기에서 5승 2패를 기록했다. 이 5승 중 부상으로 2회 강판된 애리조나 원정을 제외한 4경기는 모두 류현진이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적은 표본이지만, 다저스는 류현진이 잘했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늘도 그 공식은 성립될까?
지난 2013년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세인트루이스를 상대하던 류현진의 모습. 사진= MK스포츠 DB

달콤씁쓸했던 추억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통산 4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1.50(24이닝 4자책)을 기록중이다. 피홈런은 1개를 내줬고 볼넷 3개를 내준 사이 20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한마디로, 못던진 기억이 거의 없다. 세 번의 선발 등판은 모두 퀄리티 스타트였고 지난해에는 불펜으로 나와 4이닝 무실점 세이브도 기록했다.
꼭 좋은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6월 28일 홈경기에서는 7이닝 9피안타 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이 1-3으로 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6회 2사 1, 2루에서 조니 페랄타에게 우중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한 것이 아쉬웠다.
지난해 6월 1일 원정경기에서는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했지만, 팀은 1-2로 졌고 자신도 승패없이 물러났다. 이 경기는 그에게 의미 있는 자리였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났던 그는 팀 동료 알렉스 우드의 부상으로 다시 기회를 잡았고, 이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6이닝 1실점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상대했다. 이때도 잘했다. 2013년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는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했고 팀도 이겼다. 2014년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팀은 1-3으로 졌다.


되살아난 가을 좀비
지난 7월 26일까지만 하더라도 세인트루이스는 지구 선두에 8.5게임 뒤진 4위에 머물러 있었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이 경질되고 팀이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밑바닥을 맴도는 듯했던 이 팀은 이후 좀비가 돼 돌아왔다. 그 이후 모든 시리즈에서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치고 올라왔다. 후반기 21승 11패, 8월에만 15승 4패를 기록했다. 21일 경기 승리로 이제 지구 선두 시카고 컵스와의 격차는 3.5게임으로 좁혀졌다. 아담 웨인라이트, 마이클 와카, 알렉스 레예스 등 선발 투수들이 대거 이탈했고 마무리로 영입했던 루크 그레거슨마저 부상으로 발이 묶였지만, 그 빈자리를 젊은 선수들이 잘 메워주고 있다.
최근 7일간 성적을 보면 콜튼 웡(20타수 8안타)이 2루타 3개 홈런 1개 6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해리슨 베이더(2타수 8안타)도 2루타 2개, 3루타 1개, 홈런 1개로 활약중이다. 맷 카펜터(25타수 4안타) 제드 저코(17타수 3안타)는 최근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지만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을 가진 선수들이다. 마르셀 오즈나도 최근 홈런 2개를 기록했다. 특히 카펜터는 좌타자임에도 좌완을 상대로 OPS 0.923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류현진이 가장 먼저 만날 가능성이 높은 이 타자는 올해만 8개의 리드오프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당연히 경계대상 1호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7월말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낯섦으로 승부하라
세인트루이스는 그 사이 팀에 변화가 많았다. 류현진이 상대한 경험이 있는 타자들은 카펜터를 비롯해 여섯 명 정도. 낯선 타자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류현진에게 유리한 승부임을 의미한다. 상대 전적도 나쁘지 않았다. 이중 홈런을 허용한 타자는 야디에르 몰리나가 유일하다.
류현진이 세인트루이스를 마지막으로 상대한 것은 지난해 6월초. 류현진이 본격적으로 커터를 연마하기 시작하던 때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작년 6월 1일 경기에서 그는 체인지업 비율이 31.17%, 커터 비율이 24.68%를 기록했다. 패스트볼은 27.27%에 불과했다. 지난해 그의 가장 큰 두 가지 무기였던 체인지업과 커터에 가장 크게 의존한 경기였다.
지금은 상황이 또 다르다. 류현진은 여기에 투심 패스트볼과 고속 커브를 추가로 장착했다. 세인트루이스 스카웃들도 바보는 아니고 정보는 알고 있겠지만,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에게는 이 두 가지 구종은 낯설게 다가올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 등판에서 고른 구종 활용이 돋보였는데 그 모습을 이날도 다시 보인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류현진 vs 세인트루이스 타자 상대 전적
맷 카펜터 11타수 2안타 4삼진
폴 데용 2타수 1안타 1타점
제드 저코 12타수 무안타 1볼넷 4삼진
야디에르 몰리나 7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삼진
마르셀 오즈나 6타수 무안타 2삼진
콜튼 웡 1타수 1안타 1볼넷
폰세델레온은 롱 릴리버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선발 기회를 잡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인간 승리의 주인공
원래 이날 경기 선발은 루크 위버로 예고됐지만, 위버가 불펜으로 들어가며 다니엘 폰세델레온으로 교체됐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6경기(선발 1경기) 등판이 전부인 신인 선수다. 지난 7월 24일 선발 등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는데 7이닝 무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롱 릴리버로 뛰면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16일 워싱턴을 상대로 2이닝 32구, 19일 밀워키를 상대로 1이닝 14구를 던졌고 이날 다시 선발로 나온다.
그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트리플A 멤피스 소속이던 지난해 5월 아이오와 컵스(시카고 컵스 산하)와의 원정 경기 도중 라인드라이브 타구에 머리를 맞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고, 남은 시즌 전체를 뛰지 못했다. 그러나 9월 팀에 다시 합류, 멤피스의 플레이오프를 함께했으며 재활 과정을 거쳐 올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난 1월 세인트루이스 지역 기자들이 선정하는 밥 바우먼 부상 복귀상을 수상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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