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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키르기스스탄] 김학범호를 향한 우려와 의문, 이대로 괜찮을까?
입력 2018-08-20 22:52 
한국 키르기스스탄전 손흥민 득점 후 동료들이 모여드는 장면. 사진(인도네시아 반둥)=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도네시아 반둥) 이상철 기자] 김학범호에게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는 바레인의 승리다. 36년 만에 조별리그 탈락 조건 중 하나였다. 말레이시아는 토너먼트를 대비해 한국의 골문을 두 차례 열었던 라시드를 베스트11에서 뺐다.
전반 20분 E조의 다른 경기 골 소식이 들려왔다. 바레인이 아니라 말레이시아의 선제골이었다. 아직 키르기스스 골문을 열지 못한 한국에게는 ‘다행스런 소식이었다.
말레이시아-바레인전 결과까지 계산하는 상황은 진짜 만약의 경우였다. 한국이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승점을 따면 됐다. 무승부여도 됐다. 그러나 승점 1 이상의 결과를 내야 했다. 말레이시아전 패배로 구겨진 자존심도 회복해야 했다. 하지만 손흥민까지 내세운 한국의 공격은 답답했다. 키르기스스탄을 압박하나 골문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공을 전달하기가 어려웠다. 중거리 슈팅으로 두들기나 번번이 빗나갔다.
그 사이 기분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레인이 전반 33분과 전반 37분 연속 골을 넣어 승부를 뒤집었다.
다급해진 팀은 키르기스스탄이었다. 조별리그 탈락 위기다. 그러나 더 다급한 팀은 한국이었다. 실타래가 꼬여만 갔다. 김학범 감독은 차분하게 풀어갈 것을 주문했으나 선수들의 킥은 점점 부정확해졌다. 미스 플레이가 하나둘 늘었다. 그 바이러스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퍼졌다.
김민재는 전반 18분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려다 경고를 받았다. 이번 대회 두 번째 경고로 다음 경기(16강)에 뛸 수 없다. 악재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했다. 후반 들어 키르기스스탄의 몇 차례 역습에 식은땀을 흘렸다.

김학범호는 초호화 공격진을 자랑했다.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하는 공격수가 셋이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도 경험했다. 나상호와 황의조도 각각 K리그2와 J1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다.
그렇지만 제대로 꿰매지 못했다. 미드필드의 경기 운영 능력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조합을 바꿔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능력으로 조직적인 부분을 메울 수 있다고 했으나 공격진 또한 제대로 폭발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전에 이어 키르기스스탄전에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한 장면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조별리그에서 여덟 골을 터뜨렸지만 정작 중요한 승부에서는 한 골씩만 넣었다. 후반 18분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 목표는 2연패다. 20명의 태극전사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렇지만 미완성의 팀이 우승을 논할 ‘실력을 갖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상으로 갈 길은 아직 열려있으나 더욱 좁아졌다. 그리고 김학범호를 향한 시선은 더욱 우려가 가득하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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