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성단체들, `안희정 무죄` 사법부 규탄 집회 11월까지 이어간다
입력 2018-08-19 14:56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수행비서 김지은 씨 성폭행 혐의에 대한 법원의 최근 무죄 판결에 분노한 여성단체들과 일부 시민들이 지난 주말 사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11월까지 규탄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예고하면서 후폭풍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여성단체 '헌법앞성평등'은 오는 25일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그들만의 헌법' 집회를 열고 법 앞의 성차별을 규탄할 방침이다.
350여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역시 오는 10~11월까지 사법부 규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민행동은 토요일인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살겠다 박살내자'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측이 애초 예상했던 1000~2000명보다 훨씬 많은 2만 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행동은 "안 전 지사 무죄판결은 미투운동 이후 성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했던 수많은 시민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며 "국가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는 사회에서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여성들이 사회를 박살 내려고 거리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선 안 전 지사를 고소한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가 보낸 편지가 정혜선 변호사를 통해 발표됐다. 김 씨는 "살아있겠다고 했지만, 건강이 온전치 못하다"며 "죽어야 미투로 인정된다면 죽어야 하나 생각도 했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세 분 판사님들은 제 목소리를 들었나. 검찰이 재차 확인한 증거들을 봤나. 듣지 않고 확인하지 않으면서 왜 묻나. 왜 내 답변은 듣지 않고 가해자 말은 귀담아듣는가"라며 재판부 판사 3명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판결을 하는 판사를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것"이라며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있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4일 김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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