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리 연저점에 회사채 발행 `러시`
입력 2018-08-16 17:51  | 수정 2018-08-16 20:21
◆ 레이더M ◆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만큼이나 회사채 시장이 뜨거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적 발표가 사실상 마무리되자 기업들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잇달아 '채권 발행' 모드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가 연저점을 기록하며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에 더욱 호의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SK하이닉스를 필두로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5년물과 7년물 총액 2500억원 규모로 17일 수요예측을 거쳐 27일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총발행 금액은 35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가 뒤를 잇는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대우, 롯데케미칼 등 굵직한 대기업도 다음달 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신용등급 AA 이상인 우량채뿐 아니라 A 이하인 기업들도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채권 발행 열풍은 금리 하락과 풍부한 기관 수요가 원인으로 꼽힌다. 5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국고채 금리는 6월 이후 급격히 하락했다. 중국, 러시아, 터키 등을 상대로 한 미국의 경제 제재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인 채권에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채권 인기가 높아지자 채권값은 오르고 금리가 떨어진 것이다. 지난 10일 연저점을 경신한 채권 금리는 여전히 저점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까지는 국고채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는 만큼 미국과 다른 국가의 갈등이 완화돼야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관투자가의 회사채 수요도 여전히 풍부하다. 연초부터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은 대부분 공모액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최근 대한항공과 대신F&I 수요예측에서는 공모액의 3배에 육박하는 금액이 몰리며 회사채 인기를 재확인했다. 유통시장에서는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에 투자자 돈이 몰리고 있다는 의미다. IB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많이 약해졌다. 조달 규모가 큰 우량물이 나오기 적합한 환경"이라며 "기존 채권 만기가 꽤 남은 기업도 추석 전에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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