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본사주지스님들, 설정 스님 사퇴 입장 번복에 "즉각 퇴진하라"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앞서 발표한 용퇴 의사와 달리 올해 말 사퇴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하자, 교구본사주지들이 즉각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오늘(14일) 입장문을 내고 "종정 예하의 교시는 물론이고 종도와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입장 번복"이라고 우려와 유감을 표하면서 "16일 임시중앙종회 이전 용퇴약속을 스스로 깨뜨리는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종단 혼란의 본질은 설정 스님에게 제기된 친자의혹과 이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임에도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제라도 부디 종단 안정과 화합을 위해 즉각 용퇴하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16일 중앙종회와 22일 원로회의에서 종도와 국민들의 뜻을 담은 의견이 모이리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종회에서 총무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의결하고 원로회의에서 이를 인준함으로써 설정 스님이 사임하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협의회는 "총무원장 스님께서 스스로의 약속을 깨뜨린 데 이어, 이러한 대의마저 무시할 경우 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총무원 집행부를 불신임하는 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설정 스님은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지난 1일 교구본사주지협의회가 용퇴를 건의했고, 설정 스님은 16일 개최하는 임시중앙종회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답함으로써 설정 스님의 16일 이전 퇴진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설정 스님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하겠다며 돌연 즉각 사퇴를 거부하고 나서 조계종의 혼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16일 개최되는 중앙종회 임시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