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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기형적인 2연전 체제…4연전 도입은 어떨까
입력 2018-08-14 07:23  | 수정 2018-08-14 09:25
프로야구 일정편성은 쉽지 않은 문제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올해도 프로야구는 2연전이 치러지고 있다. 지난 4일부터 KBO리그는 2연전 체제로 돌입했다. 2연전은 화요일인 14일부터 수요일인 15일까지 치러지고, 16일은 우천순연된 경기 증 1경기씩 편성한 뒤 17일부터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돌입한다.
2연전은 한 시즌 10개 구단이 각각 144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나왔다. 한 구단이 9개 구단과 총 16차전을 펼치게 된다. 3연전 홈 2번, 3연전 원정 2번. 그러면 12경기가 된다. 나머지 4경기가 남는다. 공평하게 숫자를 맞춰야하니 홈, 원정 2연전 한 번씩, 그렇게 16차전이 된다.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팀당 시리즈의 기본은 3연전이다. 물론 10구단 체제가 출범한 2015시즌 이전에도 2연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9구단 체제였던 2013~2014시즌에는 팀 당 128경기, 팀 간 16차전을 치렀다. 그 때도 2연전을 홈, 원정 두차례씩 치렀다. 다만 9구단 체제때는 경기가 없이 휴식을 취하는 팀이 한 팀 생기는 게 큰 차이다.
2연전을 치르게 되면 구단들은 화수, 목금, 토일까지, 기존보다 더 많은 이동을 펼쳐야 한다. 더구나 2연전 체제로 전환되는 시점이 문제다. 보통은 8월 중순이고, 올해는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때문에 8월초부터 돌입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 구단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롯데와 NC, 삼성과 KIA 등 지방에 연고를 둔 구단들은 수도권 구단보다 이동거리가 길 수밖에 없어, 형평성 논란이 쉽게 해소되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매 시즌 일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래도 2연전 체제가 최선이라는 반응이다. 정금조 사무차장보는 팀 당 홈과 원정 경기를 공평하게 배분하기 위함을 우선 원칙으로 삼았기 때문에 2연전 도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동거리와 관련해서는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일정 편성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2연전에 따른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지방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기록적인 폭염에 예년보다 더 힘들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방구단 소속 모 선수는 짐을 풀자마자 다시 꾸려야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고된 일정이다”고 호소했고 지방구단 모 코치 역시 2연전 체제는 정말 고민스럽다. 선수들 체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 경기수를 줄이자”를 줄이자는 현장 반응
현장 반응은 경기수를 줄이자는 것이다. 현행 144경기 체제의 경기수가 한국 실정에 맞지 않게 길고, 많다는 얘기다. 올해만 하더라도 우천순연 등 취소 경기에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따지면 정규시즌이 10월을 훌쩍 넘어 끝나게 된다. 포스트시즌 일정까지 감안한다면 정규시즌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예년부터 나왔다.

경기수가 늘어나면서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지도자들도 있다. 타고투저 현상의 원인을 긴 일정에서 찾는 야구인들도 있다.
그래서 팀 간 16차전을 15차전으로 줄이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면 팀당 경기수는 135경기가 된다. 다만 3연전이 다섯 번이라 5팀은 홈 시리즈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팀간 14차전이면 팀당 경기수는 126경기로 3연전씩 홈, 원정 두차례 치르고, 홈, 원정 1경기 씩을 한번만 더 치르면 된다.
그러나 이 또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KBO리그는 현재 800만, 더 나아가 900만, 1000만을 바라보며 가파른 양적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경기수를 줄이면 이와 같은 양적성장에 당연히 지장이 생긴다. 경기수가 대폭 줄면 리그는 초가을에 마감될 수도 있게 된다. 일 년 내내, 또 매일 같이 볼 수 있는 게 야구이고 그것을 매력으로 여기는 팬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다. KBO나 구단입장에서도 144경기를 줄이는 것을 마뜩치 않게 생각한다. 구단 수입도 감소가 예상되는 일이다. 경기 수가 줄게 되면 선수들의 연봉 수준도 이에 맞춰 줄어야 합리적인 수순이 된다. 결국 제 살 깎기라는 얘기다.
경기수가 줄면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 야구관계자는 몇 경기 줄인다고 경기력이 나아질 수 있겠나. 아예 다른 문제다”라며 결국 쓰는 선수들만 쓰는 현장의 실태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4연전을 4차례…월요일 휴식이라는 고정관념 깨야한다.
현행 팀간 16차전, 팀당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동거리까지 고려한 안으로 4연전 시리즈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4연전을 4차례 치르면 된다는 얘기다. 이러면 4연전을 홈에서 두 번, 원정에서 두 번씩 가지면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도 인터리그 도입 후 4연전이 생겼다. 구단 입장에서도 4연전 도입은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A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3연전에 맞춰 홈 시리즈를 준비를 하는데, 1경기 정도 늘어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3연전 체제와 월요일 휴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야 가능한 일이다. 프로야구는 원년인 1982년부터 월요일이 야구가 없는 날이었다. 월요일 야구가 열리는 경우는 우천순연 등 취소경기가 많을 경우에 예비일로 지정해 시행하는 경우가 전부였다. KBO관계자는 1982년 휴일이었던 월요일에 경기가 편성된 적은 있지만,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월요일은 휴식이다”라고 설명했다. 현행과 같은 3연전 시리즈는 1984년부터 정착됐다. 원년이나 1983년에도 3연전이 있긴 했지만, 3연전이 주는 아니었다.
4연전 체제의 도입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익숙했던 3연전과 월요일 휴식을 깨뜨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정금조 사무차장보도 4연전 도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도 4연전은 웬만하면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4연전으로 치르면 주말 경기 편성 또한 난제가 될 수 있다. 주말에 관중이 많은데, 지금처럼 3연전이나 2연전처럼 딱 시리즈로 떨어지지 않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보통 3연전을 치를 경우, 주말에 매일 야구장을 찾는 팬이 있지만, 4연전의 경우에는 어떨지 모르겠다”며 인기팀들 간 매치업의 경우 자주 열리지 않다는 점도 애매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일정 편성은 쉽지 않은 문제긴 하다. 하지만 다양한 시도와 여러 의견을 공론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정 사무차장보도 원칙을 세우고 우선 순위에 따라 경기를 편성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의견에 귀를 귀울이겠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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