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대법원, 고가 자동파쇄기 구매해 문서 대량 파기?
입력 2018-08-13 19:32  | 수정 2018-08-13 20:16
【 앵커멘트 】
대법원이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특조단의 조사가 시작되기 직전 고가의 자동파쇄기를 구매해 대량으로 문서를 없앤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문서를 잘게 잘라 세단기라고도 불리는 이 기계를 민감한 시기에 도대체 왜 구매했을까요?
이혁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MBN이 국회를 통해 입수한 대법원의 문서파쇄기 구매내역입니다.

줄곧 대당 90만 원대인 수동파쇄기를 구매했는데 중간에 270만 원대 자동파쇄기를 삽니다.

문제는 구입한 시점.

MBN 취재 결과, 대법원은 지난 2016년 12월과 지난해 12월 각각 5대씩 총 10대의 자동파쇄기를 사들였습니다.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특조단의 조사가 시작되기 직전입니다.


일반 파쇄기는 계속 파쇄할 종이를 넣어줘야 하지만, 자동파쇄기는 문서 1,000장을 기계에 넣으면 15분 안에 알아서 갈아없앱니다.

▶ 인터뷰 : 금태섭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 시기에 법원에서 예년에 구입한 세단기보다 3배나 비싼 고성능 세단기를 구입한 것은 이 세단기가 증거인멸 작업에 쓰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특히 지난해 12월 8일에 산 자동파쇄기는 의혹의 중심인 사법지원심의관실과 인사운영심의관실 등에 배치됐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다양한 파쇄기 기종을 확보해 필요한 부서에 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자동파쇄기가 설치된 3곳 모두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 거래와 법관 인사 불이익 의혹에 관련된 장소로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물품구매내역을 확보한 검찰은 "자동파쇄기가 있는 3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고 밝혔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대법원이 민감한 시기에 자동파쇄기를 사 검찰 수사에 필요한 곳에 배치하면서, 중요 단서를 없애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길이 쏠립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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