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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스타]비로소 깨어난 주지훈
입력 2018-08-12 07:5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비로소 깨어났다. 다소 거칠었던 과거도, 무성했던 소문도, 악동 같은 이미지에 깊게 박혀있던 선입견마저 모두 깨부쉈다. 배우 주지훈(36)을 두고 하는 말이다.
개봉 9일 만에 800만 관객을 돌파한 ‘신과함께-인과연(이하 ‘신과 함께2)에 이어 일찌감치 웰메이드로 소문난 ‘공작까지 일주일 새 무려 두 작품이다.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데다 개인적으론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말 그대로 ‘대박이다.
먼저 ‘신과 함께2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극 중 해원맥 역을 맡은 주지훈은 전편보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영화 흥행의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고 있다.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면서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울고 웃기는 밀당의 진수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1인 2역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주지훈은 전편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쉴 새 없이 촐싹대며 ‘비관적 리얼리스트로 등장했던 1부와는 달리 2부에서는 고려시대 무사였던 1000년 전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감정의 파고가 한 없이 깊어졌다.
실제 1, 2편의 간극을 뛰어넘어 연기하느라 적잖은 고민을 했다는 그는 1000년을 넘나드는 감정선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했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시뮬레이션과 디테일한 리허설을 반복해 맞춰 나갔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공작(감독 윤종빈)에서의 한 없이 차가운 변신은 또 어떠한가. 실화 바탕의 영화에서 주치훈은 베이징 주재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으로 분한다. 남한 스파이 ‘흑금성(황정민)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동시에 외화벌이가 우선인 북한 실세 리명운과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야심가에 다혈질, 군인다운 사냥개 근성을 지닌 인물이다. 그런 그가 차가워지면 차가워질수록 영화의 긴장감은 치솟는다.
짧은 시간에 전혀 다른 장르의 두 작품을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주지훈. 그는 인터뷰를 통해 최고의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이나 ‘겸손함,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치열함을 배웠다. 영화란 작업 자체에 대한 선입견을 모두 깨버린, 배우로서의 안목을 넓혀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며 진심을 전하기도.
단지 인기가 많은 스타에서, 시선을 끄는 연예인에서 이제는 ‘배우로서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주지훈의 도약이 진정 반갑다. 개성 넘치는 마스크에 동년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 카리스마와 악동미, 여기에 그간의 노력이 쌓여 완성된 진한 향기까지 베어나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될 수밖에. 드라마와 영화를 오고가는 그의 거침없는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바야흐로 주지훈의 시대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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