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미 '교착' 계속…남북정상회담 또 '징검다리' 역할 한다
입력 2018-08-11 19:41  | 수정 2018-08-11 19:58
【 앵커멘트 】
자, 이렇게 남과 북, 여기에 미국과 중국까지 다시 급박하게 움직이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남북은 3차 정상회담 조기 개최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럭저럭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북한과 미국 사이는 비핵화 줄다리기로 상황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지예 기자, 모레(13) 고위급 회담에서 정상회담 일정이 나올 것 같은데, 청와대는 이번에도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중재를 견인하겠다는 계산인거죠?


【 기자 】
네, 청와대는 겉으로는 답답해하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다시 한번 남북 정상회담을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로 삼겠다는 건데요.

청와대는 지난 1차 정상회담이 고위급 회담이 열린 뒤 약 한 달만에 열렸고,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점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모레 남북 고위급 회담 이후,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에 정상회담을 열고, 다음달 말쯤 유엔 총회에서 북미, 남북미 간 만남을 자연스럽게 이끌겠다는 전략입니다.


【 질문1-1 】
또 북한이 이번에 먼저 만나자 제안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죠?

【 기자 】
네, 북한은 다음달 9일 정권 수립 70주년을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우리 측 의견을 들으며 성과를 내려고 할 텐데, 청와대는 이 점을 파고들어 조율 하겠다는 겁니다.

【질문2】
그런데 북미가 각자 먼저 요구하는 게 다르지 않습니까. 입장차 조율이 관건인데요.

【 기자 】
네, 아시다시피 북한은 종전선언을, 미국은 비핵화 시간표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청와대는 앞서 북한이 ARF 외교장관회담에서 공개적으로 주장했던 종전선언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남북정상회담에서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어 구체화된 종전선언 내용을 놓고 북미 간 물밑 중재를 시작할텐데요.

이 과정에서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의 초석으로도 볼 수 있는, 4.27 판문점 선언 내용을 집중 부각하며 미측을 설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난 4월)
-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 질문3 】
꽉 막힌 비핵화, 종전선언 문제 모두 정상이 직접 나서 또 '톱다운' 방식으로 풀려 하는 것 같은데요. 미측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북한과의 입장차는 분명하지만미국은 북한과 대화의 끈은 놓지 않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전화, 메시지, 이메일로도 사실상 매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고요.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볼턴 보좌관 마저 발언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인데,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존 볼턴 /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현지시간 지난 7일 / 화면 출처 : 폭스 인터뷰)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실행입니다. 미국은 싱가포르 선언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비핵화에 필요하다고 미국이 느끼는 조치들을 취하지 않고 있는 건 북한입니다."

그래선지 외교가에서도 최근 북미간 진전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4 】
그 진전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일까요.

【 기자 】
공식 확인은 되지 않고 있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깜짝 전달된 트럼프 대통령의 답장 기억하실텐데요.

그 답장에 "곧 폼페이오 장관을 다시 보내겠다. 나도 당신을 또 만나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 주 중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요.

북미가 직접 풀겠다는데 괜히 우리 정부가 나서는 것 아니냐는 생각 하실 수도 있지만,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이 이어지고 있으니, 중재 역할은 이어진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질문5 】
오 기자, 그런데 공교롭게도 폼페이오 장관 뿐 아니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방북설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봐야 합니까.

【 기자 】
북한은 앞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꼭 중국과 친분을 과시하며 깜짝 회담을 가졌었죠.

본격적인 회담 정국을 앞두고 중국과 비핵화와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조율할 가능성,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다음달 9일 북한 내부 최대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공식 초청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일찍이 신년사에서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 행사를 강조했는데,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김정은 /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 1월 신년사)
- "새해는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 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 있는 해입니다. "

이처럼 민족 대경사로 규정한 만큼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우방의 대규모 축하사절단을 초청해 정상국가로서 위상을 과시하고 내부 결속을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중국과 미국의 방북설에 남북 간에도 회담 일정이 잡히며, 6.12 정상회담 후 지지부진했던 비핵화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낼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우리 정부의 외교력에 기대를 걸어보겠습니다.

오지예 기자, 잘 들었습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