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을 도와주는 수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인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는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질 높은 수면 환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미국에서만 산업 규모가 연간 20조원을 웃돌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면 산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매트리스 전문 스타트업 캐스퍼는 최근 미국 뉴욕 중심가 소호 거리에 낮잠을 재워주는 일명 낮잠 카페 '드리머리(Dreamery)'를 오픈했다.45분의 수면을 위해 무려 25달러(약 2만 8000원)나 지불해야 하지만 사람들은 이 카페에 열광했다. 드리머리가 장애 없이 숙면을 할 수 있는 취침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독립적으로 구분돼 있는 수면실은 원목으로 제작된 대형 원형 관의 형태로 만들어졌고 내부에는 캐스퍼의 싱글 매트리스 하나만 놓여있다. 여성 고객들을 위해 세면실과 파우더룸, 휴게실까지 갖췄다. 엘레노어 모건 캐스퍼 부사장은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잠 자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원목으로 제작된 대형 원형관 형태의 수면실에 싱글 매트리스가 놓여 있다. [사진 캡처 = 캐스퍼 홈페이지]
지난 3월 뉴욕에 오픈한 수면카페 '냅 욕(Nap York)'도 낮잠을 뜻하는 'Nap'과 뉴욕의 'York'을 따온 이름이다. 일본의 캡슐 호텔을 고급화한 이 공간은 쾌적한 환경에서 잠을 청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미국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수면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한트렌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수면·힐링 카페 산업 성장률은 1년 만에 135%를 기록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인 6시간 안팎이다. 이에 '워라밸' 풍조가 더해지면서 수면과 휴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뿐만 아니라 업무 스트레스로 '나만의 안식처'를 찾는 30~40대 직장인의 이용률도 크게 높아졌다.
멀티플렉스 CGV는 점심시간에 프리미엄관 리클라이너 좌석에서 수면을 할 수 있는 시에스타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진 캡처 = CGV 홈페이지]
멀티플렉스 CGV는 지난 2016년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Siest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1만원으로 최대 90분 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직장인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CGV 여의도점에서 처음 선보인 약 10개월 만에 이용률이 약 65% 증가했다.도심 중심가를 중심으로 늘어난 수면카페는 수면공간과 간식, 안마까지 제공한다. 수면카페 '미스터힐링'은 6가지 마사지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자체 제작 안마의자를 배치해 고객들에게 숙면과 마사지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쾌적한 힐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세균 청정기와 산소 공급기를 배치하고 일회용 덧신과 헤어 커버, 손 소독제를 제공하는 등 위생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이 업체는 찾아오는 이용객이 많아 최근 100호점을 개점할 정도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국내 수면 용품 시장도 개인을 위한 '커스터마이징' 수면 용품을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태평양물산의 침구 브랜드 '소프라움'과 협업해 프리미엄 침구 충전재 전문 매장인 '듀벳바(Duvet Bar)'를 운영한다. 매장 내 상주하는 전문 상담원이 고객의 체온, 수면, 자세 등 전반적인 수면 환경을 파악해 침구 충전재의 혼합율, 중량 등을 제안한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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