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8월 2일 뉴스초점-'수입차 봉' 대한민국
입력 2018-08-02 20:17  | 수정 2018-08-02 20:47
물건을 샀는데 불량품이었다면,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데 이물질이 들어있었다면…. 이를 팔았던 주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식적이라면, 먼저, '죄송합니다' 사과한 뒤, '뭐가 잘못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라고 할 겁니다.

그런데, 수천만 원을 주고 산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다 불이 나 자칫 목숨까지 앗아갈 뻔 했다면, 그건 더 말할 것도 없겠죠.

최근 연이은 화재사고로 리콜을 예고한 BMW코리아가, 이제야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렌터카를 제공하고, 중고차 시세보다 높은 수준의 보상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끝까지 모른 척하다 부품 결함을 인정하고서야, 그야말로 '등 떠밀려' 사과를 한 건데….

도의적인 책임이야 나중 문제라 치더라도, 해결하는 방식까지 문제니, 이건 좀 심각합니다. BMW의 리콜 대상 차량은 전체 42개 차종에 10만대가 넘습니다. 당연히 전부 보상을 해줘야 하건만, 이미 보험 조치를 해 보상을 받았다면 그걸 뺀 나머지만 해주겠다고 합니다. 보험사에서 BMW측에 구상권을 청구하면 이중보상이 된다는거죠. 차량 구입과는 별도로,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차주가 직접 가입하고 꼬박꼬박 내 돈을 내 보험혜택을 받은 건데, 아무 상관도 없는 자동차 회사가, 내 보험에, 월권 아닌 월권을 행사하는 겁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BMW는 부품 결함으로 화재 위험성이 있다며 100만대 이상을 스스로 신속히 리콜 조치했습니다. 올해 5월 영국에서도 같은 이유로 30만대의 차량을 즉각 리콜 조치했죠. 우린 똑같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충분했음에도 올해만 25대의 차량이 불에 타고서야 리콜 조치가 시작됐습니다. 그것도 조금이라도 손해를 볼까, 뺄 건 빼고 말이죠.

2015년 배기가스 조작 논란을 일으킨 아우디 폭스바겐은 우리 정부에 1년이 지나서야 리콜 계획서를 제출했고, 2년 지난 지금까지도 리콜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 게다가 이 와중에 신차까지 출시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대체 우리 정부는 뭘 하고 있는 걸까요.

팔 땐 '고객님'이지만 팔고 나면 이른바 '호갱' 취급을 받는 한국 소비자들. 목숨까지 걸면서 불량품을 탈 소비자는 더 이상 없다는 걸 이젠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소비자를 이긴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듯이 말입니다.

뉴스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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