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무역분쟁 無風 인도펀드…수익률 `씽씽`
입력 2018-08-01 17:33  | 수정 2018-08-01 20:01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신흥국 경제 불안감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증시가 대안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도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만큼 뜨거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이후 진행된 화폐 개혁과 조세개혁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인도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덕분이다.
인도 경제의 펀더멘털과 기업 이익 개선을 감안하면 중장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루피화 약세에 따른 단기 환율 변동성 확대엔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인도 뭄바이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도 센섹스(SENSEX)30 지수는 37606.58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 23일 연중 최저점에 대비해 주가가 13.7% 오른 상태다. 특히 지난달 주가가 떨어진 날이 불과 6거래일에 불과할 정도로 최근 한 달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인도 증시 상승세는 주요 신흥국 증시가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주춤거리는 사이 이룬 성과라 더욱 돋보인다. G2 무역갈등의 당사국인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는 최근 3개월간 6.68% 하락했고, 같은 기간 홍콩항셍 지수도 7.22% 떨어졌다. 올해 1분기 고공행진을 벌였던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와 베트남 VN 지수 역시 최근 반등에 성공하긴 했으나 같은 기간 8% 이상 떨어진 상태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모디노믹스의 중점과제에 적극적인 제조업 육성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인도는 제조업과 수출보다는 적극적인 외자 유치와 인프라 투자를 통한 내수 성장 중심의 경제구조"라며 "무역분쟁 이슈에 민감한 중국·동남아 대신 인도가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증시에 힘입어 국내에 설정된 인도 펀드의 수익률 역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5개 인도 펀드의 최근 1개월 동안 평균 수익률은 6.30%로 집계됐다. 연초를 기준으로 한 수익률은 -6.61%로 부진했지만 최근 빠르게 하락분을 만회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의 발길이 집중된 중국과 베트남 펀드가 같은 기간 각각 -1.73%, -2.08%로 부진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개별 펀드 기준으로는 미래에셋TIGER인도레버리지ETF가 최근 1개월과 3개월 동안 각각 14.14%, 14.70%의 수익률을 올려 성과가 가장 좋았고 삼성인디아 펀드와 삼성클래식인디아연금 펀드가 1개월 동안 8%대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인도 인프라 업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 펀드, IBK인디아인프라 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 기준으로는 두 자릿대 손실률을 보였지만 최근 1개월 동안은 6~7% 수익률을 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모멘텀 강화와 기업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진 점을 인도 증시 상승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정부가 인프라와 주거 부문 투자에 집중하면서 고정자산투자와 민간 소비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4%, 6.7% 증가하는 등 세부 경제 지표 역시 양호하다.
블룸버그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7%로 전 분기(7.0%)와 시장 예상치(7.4%)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이는 2016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같은 기간 중국의 GDP 성장률(6.8%)을 뛰어넘을 정도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11월 시행했던 화폐개혁과 2017년 7월 조세개혁 이후 일시적 충격으로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5.6%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개혁이 시장에 정착하며 인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모멘텀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 대비 정치 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제한적이어서 중장기 인도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주요 원유 수입국인 인도의 무역수지를 압박하고 있는 데다 루피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어 단기 환율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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