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박정수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이야기
입력 2018-08-01 09:04 
박정수 연세대 생명시스템 대학 겸임교수, 대보정보통신(NVIDIA VAD) AI 신사업TFT 장, ICT 융합 네트워크(사) 부회장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영상 이미지는 물론 음성, 다양한 센싱 기술에 의한 데이터 등 서로 다른 이질적인 데이터까지도 관리와 활용이 용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데이터 관리역량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러한 데이터 관리 역량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하고 그러한 현상을 기존 산업에 접목시키거나 새로운 산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사회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기술의 응용분야의 하나인 블록체인은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중국에서 시작된 가상화폐 버블이 우리나라도 영향을 끼쳤다. 이에 우리나라 20~30대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가상화폐 투자에 달려들었고,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정부가 폭등과 투기성이 짙다는 판단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방안을 한때 검토하고 가상화폐 실명제, 양도세 부과 및 은행 가상계좌 제한 등을 발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설상가상 중국이 가상화폐 ICO 금지 및 P2P 거래 금지 조치를 시행하면서 크게 요동쳤다.

이렇게 가상화폐 버블이 생긴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가 급등한다는 것에만 주목하고 루머와 다른 사람들의 말에만 의존한 채 가상화폐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가상화폐의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기존의 중앙집권화된 제 3자인 정부 또는 중앙은행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관계를 벗어나 개인과 개인의 거래를 완성시키고 있다. 2008년에 일어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이켜보자. 미국 경제 붕괴의 원인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Subprime Mortgage Loan)이었다. 경기 침체로 금리가 낮아지자 사람들은 대출금으로 부동산을 구매했고, 은행은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성을 무시하고 신용불량자, 무소득자 등에게 무차별적으로 부실대출을 감행했다. 이렇게 방대해진 미국의 부동산 버블은 미국 정부의 금리 인상으로 터져버리게 된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주택을 산 많은 사람들은 대출이자의 부담으로 파산하고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Bear Stearns)는 헐값에 매각, 그리고 리먼브라더스는 파산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은 같은 해 12월에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인 0~0.25% 낮추고 더 나아가 국채와 담보 증권 등을 사들여 달러 발행량을 늘리면서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양적완화정책을 3차까지 진행했다. 비트코인의 개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정부와 중앙은행 집권화된 화폐제도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고, 신뢰보다 암호학적 증거에 입각한 블록체인 기반 화폐인 비트코인을 개발하게 된다.
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기존 거래 방식에서 제 3자인 중앙은행이 거래의 중재자로써 높은 비용을 받고 거래 내용을 증명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렇다면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데이터를 블록(Block)에 저장하고, 체인(Chain)으로 연결하는 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이다. 거래에 참여하는 네트워크 안의 모든 참여자에게 거래 내역을 전송하고 거래가 진행될 때마다 데이터를 네트워크 내 모든 참여자들과 공유함으로써, 문제발생 시 정보를 대조 및 비교하여 데이터를 위조할 수 없게 구성된다. 즉, 중앙서버에만 저장되어왔던 정보를 개개인이 분산저장 함으로써 보안적인 이슈가 발생하는 은행 전산망 해킹이나 개인정보유출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일반적으로 전자화폐, 전자상거래, 대출, 해외송금 등과 같은 금융업무를 제 3의 중재자 없이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을 이용하여 쉽고 낮은 수수료로 진행할 수 있다. 또한, 선거 및 여론조사와 같은 기록에 대한 보안 유지가 필요한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된다. 특히, 전자 투표 방식의 선거와 신뢰성과 투명성이 필요한 여론조사에서 블록체인 기술의 적용은 해킹으로 인한 정보 변형을 방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정부나 지자체는 예산 반영 및 세금 부과에 있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를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블록체인 기술의 반영은 정보 보호, 공정성 및 투명성의 보장이 필요한 모든 분야의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분야는 상상 그 이상이며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 1차 산업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산업군에도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 더 나아가 전 산업분야의 미래 경쟁력의 원천을 생성하고 가치를 부가하는 기술인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산업분야의 새로운 혁신 작업이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서 상당 부분 형성될 것이며, 특히 지역 화폐, 스마트시티,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팜, 스마트 축산, 지역 및 특화된 유통업의 변화를 견인할 것이다. 그래서 4차산업혁명은 Peer to Peer를 근간으로 CPS(Cyber Physical System)를 활용한 Personalized Manufacturing(개개인 맞춤 생산)시대를 열고있는 것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