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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야기꾼 하정우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
입력 2018-08-01 07:01 
하정우는 상반기에 여행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배우 하정우는 올 상반기 6개월을 쉬었다. 나름의 휴식기를 가진 것. 이탈리아로 여행을 다녀왔고, 하와이도 두 번이나 방문했다.
하정우는 쉬니까 더 피곤하다”며 놀러 다니니까 더 힘들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열일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저도 회사 다니듯이 아침 7시에 나가 촬영하고 많이 찍으면 5일을 찍는다. 덜 찍으면 4일을 찍고 제 분량이 없으면 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동안 이 패턴으로 살아왔다. 한 작품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굉장히 바쁘겠다고 생각하는데 난 괜찮은듯 싶다”며 영화를 찍을 때 제 일상을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 라이프를 살고 있는 하정우는 걷기 예찬론자. 그는 운동도 꾸준히 한다. 여전히 많기 걷는다. 오늘은 많이 못 걸었다. 1만 2600보를 걸었다”고 어필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정우는 그림으로 문득문득 자신을 알게 된다며 매력을 말했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 내내 유쾌한 매력을 드러낸 하정우지만 ‘연기를 말할 때는 진지했다. 2003년 영화 ‘마들렌으로 데뷔한 뒤 ‘용서받지 못한 자 ‘시간 ‘추격자 ‘비스티보이즈 ‘멋진 하루 ‘국가대표 ‘황해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더 테러라이브 ‘허삼관 ‘군도 ‘암살 ‘터널 ‘아가씨 등 다양한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여전히 연기가 재미있다고 했다.
제일 좋아하는 게 연기예요. 영화 찍는 게 좋아요. 영화 제작이든 감독이든 영화 자체가 좋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관객들이 이런 이야기를 좋아할까 고민하죠. 친구들과 만나도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고 이야기해요. 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에요.(웃음)”
물론 그림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기도 한 그는 10년이 넘으니까 이것도 일이 되어버렸다”며 어마어마한 고통 속에 작업하는 건 아니지만 점점 더 힘들고 그림 그리는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그림을 통해 문득 나를 알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배우로 참여할 땐 그건 내가 아니다. 감독이 창조해 낸 캐릭터다. 캐릭터는 감독의 디렉션에 따라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다. 시나리오에는 길이 정해져있다. 캐릭터로 보자면 나의 지분이 몇 퍼센트일까 싶다. 아마 캐릭터 마다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하정우가 배우로 환생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하정우는 작품 안에 아마 반 정도 되는 것도 있고 30퍼센트도 있을 것”이라며 그림은 온전히 저의 어떤 한 부분, 감정이든 무의식의 단면을 담고 있다. 그릴 때는 모르고 의도하지 않는다. 그런데 타인이 그림을 보고 너 이런 사람이라고 할 때 뒤통수를 맞는 게 재미있다”고 고백했다.
하정우는 ‘신과함께의 강림과 자신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문득 강림은 몇 퍼센트의 지분이 들어 있을까 생각이 든다. 강림은 과거 천년 전의 강림보다는 그런 상처를 안고 살아온 현재의 강림에 저의 지분이 많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배우 하정우는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똑같이 연기하고 그림 그리며 살고 싶다는 천생 배우였다.
배우로 환생하고 싶어요. 지금의 삶에 감사해요. 각자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도 있고 불만족 하는 사람도 있어요. 아마도 대부분은 자신보다는 어떤 상황이 불만족스러운 경우가 많아요. 내 자신이 이렇게 태어난 것에 대해서 불만족한다거나 만족한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받아들이고 사는 거죠. 다만 제가 마주했던 이 상황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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