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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가는 KIA가 곱씹어볼 지난 밤 7월의 마지막 경기
입력 2018-08-01 06:02 
KIA가 지난 31일 광주 롯데전서 오랜만에 투타의 조화가 돋보이며 깔끔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고비라고 여겨졌다. 결과적으로 단순, 1승에 불과하기도 하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로서는 생각해 볼 게 많았던 꽤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했다.
KIA는 지난 31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서 4-1로 승리했다. 스코어가 보여주듯 잘 때리고 잘 막아내 얻은 승리. 악몽 같던 연패를 끊어냈고 추격해오던 롯데의 기세를 잠재울 수 있었다. 또 삼성, 넥센과의 5강 경쟁에도 다시 뛰어들 동력을 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결과가 좋았지만 과정도 오랜만에 깔끔 그 자체였다. 선발투수로 나선 임기영은 7이닝 가깝게 마운드에서 막아줬고 실점도 최소화(1점)했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윤동, 임기준 등 불펜진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마무리로 나온 윤석민도 1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타선에서는 이명기가 초반 11구 끈질긴 승부 끝 활로를 뚫어냈으며 최원준 등에 의해 적절한 적시타까지 나왔다. 동점을 허용한 뒤에는 즉각, 다시 찬스를 만들었고 이를 나지완이 스리런포로 장식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군더더기도 없고 매끄러웠다. 최근 KIA 경기 중 가장 간결했고 또 임팩트 있었다. 모두가 똑같은 1승에 불과하지만 내용만 살펴봤을 때 잠시,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하던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의 확실한 승리이기도 했다.
최근 KIA는 결과와 내용 모두 실망스러움의 연속이다. 선발투수 난조, 마운드 혼란, 응집력 부족한 타선, 당황스러운 실책, 무기력한 역전패 등 결코 칭찬 받기 힘든 과정의 집대성이었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위엄은 사라지고 단기적 결과에만 급급한 플레이가 펼쳐지기 일쑤였다. 성적은 내려갔고 어느새 7위 자리도 위험해진, 자존심이 크게 상할 순간에 직면하고 말았다.
KIA로서는 곱씹어볼 내용이 많았던 지난 31일 경기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여전히 KIA는 위기고 또 많은 변수 속 놓여있는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밤 31일 경기 내용은 의미가 있다. 추락해버린 자존심 속 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나아가 최소한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라도 남은 시즌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를 시사했기 때문.
임기영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 마운드, 특히 선발진 운용이 얼마나 한 경기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지 보여줬고 이는 경기 전체 마운드 운용에도 계산이 서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임기영과 김윤동, 임기준 등 이들 비교적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KIA 마운드를 책임져줘야 한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더불어 이명기의 소리 없이 빛났던 투혼과 극심한 부진 속 나지완의 절치부심 한 방 등 베테랑들은 팀에서 무슨 역할을 해야 하고 경기력 이상의 투혼을 발휘해줘야 한다는 사실도 확실히 살펴볼 수 있었다.
단 한 경기에 그칠 수 있기에 칭찬은 섣부르다. 당장 다음 경기서 다시 문제점 가득한 경기력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KIA에게 지난 31일 경기는 곱씹어볼 중요한 경기임이 분명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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