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푹푹 찌는 더위에 오이 농가는 '시름'…"인건비도 안된다"
입력 2018-07-31 20:39  | 수정 2018-08-07 21:05

오늘 (31일) 강원 횡청군 갑천면의 한 농가에서 농민들이 오이를 산지 폐기했습니다.

이 곳은 최근 폭염으로 인한 오이 생산량 급증으로 가격이 평소 절반 이하로 폭락해 산지 폐기를 결정했습니다.

횡성 청일면과 갑천면은 7월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 물량의 30% 선을 점할 정도로 국내 대표 취청오이(청오이) 생산지입니다.

평년이면 7월 중 하루 15t가량 생산하지만, 올해는 폭염으로 20t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생산량이 폭증하자 이달 초 10㎏ 한 상자에 2만원 이상 받던 오이 가격이 최근 7천원까지 곤두박질 쳤습니다.


이날 횡청군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59살 김영식 씨는 "한 상자에 1만5천원은 받아야 인건비라도 겨우 남긴다"며 "1만원도 안되는 오이를 출하하면 운송비에 포장비까지 따져 결국 적자"라고 토로했습니다.

김 씨의 말에 따르면 최근 하루에 50상자가 넘는 오이를 수확하지만, 그 중 상자에 담는 것은 10상자도 채 안 됩니다.

상품성 저하는 더 큰 골칫거리입니다.

갓 딴 제철 오이는 짙은 초록색이어야 하는데 강한 햇볕에 오이 끝 부분이 누르스름하게 변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오이들은 상품 가치가 떨어져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한편, 인근 화천군도 최근 폭염으로 말미암은 생산량 증가로 애호박 8㎏짜리 1상자 가격이 9천원에서 2천원 선으로 떨어지면서 산지 폐기를 결정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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